서울 교사 99% “민·형사 책임 부담이 교육 활동 저해”

서울 지역 각급 교사 883명 설문 결과
학교 돌봄 찬성 20%, 49% ‘성과급 폐지를’


학교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에게 적용되는 형사책임 범위를 조정하는 논의가 본격화된다. 사진은 현장체험학습을 간 학생들(왼쪽)과 가지 못한 학생들. [챗GPT를 통해 제작]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지역 교사 거의 모두가 체험학습 때 교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부담을 교육 활동 저해 요소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민원 역시 교육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여겨졌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서울 교사 88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응답 교사 93%는 학교 행정 업무를 서울시교육지원청 내 ‘학교통합지원과’에 이관하는 데 찬성했다. 이관되어야 할 학교 행정 업무로는 학교 인력 채용(47%), 교복 관련 업무(13%), 생존수영 지원 업무(13%), 자치활동 업무(11%) 등을 꼽았다.

학교 공간을 활용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돌봄에 대해선 20%만 찬성했다. 반면 ‘우리동네키움센터’ 같은 거점시설을 활용한 공공돌봄 모델 찬성률은 77%로 높았다.

교사 정원 증원 요구도 확인됐다. 응답자 77%가 수업 시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초등 교과전담교사 확대를 위한 배치기준 변경 필요(80%), 초등 체육 및 건강한 생활 전담 교사 정원 확보 필요(78%), 고교학점제 운영에 따른 중등교원 추가 확보 필요(84%)에 응답자가의 대다수가 공감을 표시했다.

또한 교사의 스트레스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9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교권 보호 정책이 나아졌다고 체감하는 비율은 25%에 그쳤다. 교권 보호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생각도 54%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교육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교사 99%가 학교 밖 교육 활동에 따른 민·형사 상 책임 부담을 꼽았다. 이 밖에 학부모 민원(99%), 학교 폭력 및 각종 분쟁 처리 부담(98%), 관리자 갑질(80%)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과급 제도에 대해선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9%로 가장 높았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6%, 현재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4월 15일부터 5월 6일까지 유치원 29명(3%), 초등학교 465명(53%), 중학교 170명(19%), 고등학교 183명(21%), 특수학교 35명(4%) 등이 참여해 이뤄졌다.

박근병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정책적 요구를 보여준다”라며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이 결과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학교가 단순한 행정 집행 기관이 아니라 교사들은 교육 활동에 전념하고 학생들은 즐겁게 배우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질의서를 작성해 서울시교육감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