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정책 대전환…도입부터 정주까지 ‘통합 관리’ 한다

노동부, 상반기 통합지원 로드맵 발표 예정
숙련인력 장기체류 확대·고용허가제 개편 검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네팔에서 온 외국인근로자들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외국인력 정책을 단순 ‘인력 도입’ 중심에서 벗어나 활용·체류지원·정주까지 포괄하는 통합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산업현장의 만성 인력난과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와 숙련 인력 육성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용노동부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외국인 고용정책 개선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가 외국인력 정책 개편 논의를 공개 토론 형식으로 본격화한 것은 산업현장의 외국인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110만명 수준에 달하지만 외국인력 정책은 비자 종류와 부처별로 나뉘어 운영되면서 산업현장 수요와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기존 ‘도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노동시장 수급과 숙련도, 체류·정주 지원까지 연계하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노동시장 수급 상황과 연계한 외국인력 공급 체계를 마련하고, 숙련 외국인력의 장기 체류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날 “이주노동자는 이제 우리 산업현장을 지탱하는 필수적인 핵심 인력”이라며 “외국인 고용정책이 도입·활용·체류지원·정주를 아우르는 포괄적·통합적 관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외국인력 통합지원 TF’를 운영하며 노동계·경영계·현장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왔다. 지난달에는 두 차례 토론회를 열었고, 이를 토대로 지난 4월 30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추가 반영해 상반기 내 최종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제시한 개편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국내 노동시장 수급 상황과 연계해 외국인력 수급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산업별·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전체 노동시장 차원에서 외국인력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비숙련 외국인력의 숙련 형성과 장기체류 지원도 확대한다. 권 차관은 “비숙련 외국인력의 성장을 지원하고 숙련된 우수 인력의 장기 체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고용허가제 개편 논의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인권과 중소기업 인력난, 내국인 노동시장 보호 등을 함께 고려해 취업기간과 사업장 변경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권 차관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과 내국인 노동자 일자리 등을 모두 고려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용허가제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주노동자 지원 체계 역시 입국부터 체류·귀국·정주까지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부처 간 정보 연계를 통해 사각지대 없는 감독행정과 체류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외국인력 정책은 비자·체류 관리와 노동시장 정책 간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 분절적 구조”라며 “이제는 외국인력 정책을 기존 유입 중심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산업현장의 인력 부족이 단순 노무직을 넘어 숙련 기능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단순노무직·중숙련직·고숙련직’으로 구분하는 3단계 트랙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