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가디르급 잠수함 해협 배치 공개
16척 보유…호르무즈 얕은 수심에 최적화
北 잠수함 설계 기반…소음·정비문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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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항구에 정박 중인 이란 호위함 ‘아이리스 데나’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잇따라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강화를 위해 북한식 초소형 잠수함을 전진 배치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 재개를 검토하자 이에 맞대응 성격의 무력 과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가디르(Ghadir)급 초소형 잠수함을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들 잠수함이 해협의 ‘보이지 않는 수호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초소형 잠수함을 통해 미국과 주변국에 “호르무즈를 언제든 위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뢰 부설이나 드론·고속정과 연계한 비대칭 전력 운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이란은 최소 16척의 가디르급 초소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각 잠수함에는 10명 미만의 승조원이 탑승하며 어뢰 2기 또는 중국산 C-704 대함 순항미사일 2기를 장착할 수 있다.
이란은 해당 잠수함이 자국 기술로 개발됐다고 주장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잠수함 설계를 기반으로 제작된 복제형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2005년 가디르급 생산 사실을 처음 공식 발표했다.
가디르급은 배수량 115톤 규모로 구소련제 킬로급 잠수함(2000톤 이상)보다 훨씬 작다. 초소형 잠수함은 일반적으로 연안 방어와 기습 공격, 기뢰 부설 등에 활용된다. 장거리 작전 능력은 떨어지지만 좁고 얕은 해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란 측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다. 타스님통신은 가디르급이 수심이 얕은 호르무즈 해협 환경에 맞춰 “특별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최대 수심은 약 100m 수준이며 페르시아만 역시 전반적으로 수심이 깊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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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테헤란 시내의 광장에서 한 남성이 호르무즈 해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광고 이미지 앞에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 |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경이 오히려 잠수함 운용의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심이 얕을수록 잠수함이 은폐하기 어려워지고 능동소나에 탐지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가디르급은 현대식 잠수함에 비해 소음이 큰 편”이라며 “승조원들의 실전 경험도 부족하고 유지·보수 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쟁 기간 이란 잠수함 전력은 실전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란이 운용하던 유일한 실전형 대형 잠수함인 구소련제 킬로급 잠수함도 정박 중 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란은 초소형 잠수함과 드론, 미사일, 고속정을 결합한 비대칭 전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미군 함정을 향해 소형 고속정이 두 차례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공격을 모두 격퇴했다고 밝혔지만, 상업용 유조선 운항은 여전히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영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와 영국 해군 전략연구센터 소속 엠마 솔즈베리 연구원은 “가장 큰 위협은 기뢰 부설”이라며 “이란이 대규모 무력 시위를 원할 경우 고속 공격정과 드론, 초소형 잠수함을 결합한 군집 공격 방식으로 미군 함정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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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FP] |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이날 초소형 잠수함 배치 사실을 공개한 것은 미국의 군사 대응 움직임과 맞물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 작전인 ‘해방 프로젝트’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휴전 상태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상태”라며 “대대적으로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종전 협상에서 이란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밤 엑스(X)를 통해 “우리 군은 어떠한 침략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우리는 모든 옵션에 대한 준비를 마쳤으며, 그들은 우리의 대응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