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환자 주요 건강 신호 24시간 확인한다

의료 시스템 ‘프리즘(PRISM)’ 구축
건강 지표 24시간 확인해 의료진에 전달


세브란스병원 신속대응팀이 입원 환자의 데이터를 관찰하고 있다..[세브란스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세브란스병원은 환자의 주요 건강 지표를 24시간 확인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의료진에 즉시 전달하는 새로운 의료 시스템 ‘프리즘(PRISM)’를 구축하고 운영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2월 ‘의료기기정보통합 TF’를 구성해 병원 내 다양한 의료기기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기존에는 환자의 생체 신호를 확인하려면 의료기기 별로 각각의 모니터를 통해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프리즘을 통해 의료기기 제조사마다 데이터 형식과 전달 방식이 다르더라도, 데이터 송출 언어를 표준화해 하나의 화면에 모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스템의 가장 큰 변화는 ‘간헐적 확인’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최대 8시간 간격으로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제 환자의 생체 데이터가 끊기는 순간 없이 수집되며, 이상 징후 발생 즉시 의료진에게 전달된다.

이를 통해 문제 발생 후 대응하는 ‘사후 대응(reactive care)’에서,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하는 ‘선제적 관리(proactive care)’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세브란스병원 측의 설명이다.

프리즘은 환자의 상태 변화를 연속적으로 분석해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위험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박수 증가나 혈압 저하와 같은 위험 변화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즉시 알림이 발생하고, 의료진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7명의 전문의, 15명의 간호사로 구성된 신속대응팀 ‘위세이브(WeSave)’를 3교대로 운영 중이다. 신속대응팀은 병동 간호사, 주치의와 함께 데이터를 24시간 확인하며 이상 신호 발견 즉시 해당 병동으로 파견된다.

이번 시스템은 환자 안전뿐 아니라 의료진의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환자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공유되면서 반복적인 수기 입력 업무가 줄어들고, 데이터 오류 위험성도 낮아진다.

또 모든 의료진이 같은 데이터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협진 과정이 더욱 빠르고 정확해진다. 야간 근무나 당직 상황에서도 병동 외부에서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의료진의 대응 범위가 크게 확장된다.

프리즘은 특정 병동에 국한되지 않고 병원 전체로 확장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다양한 제조사의 장비를 연결하고, 병동 간 환자 건강 수치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병원 전체 환자 상태를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향후 이 시스템을 인공지능 기반 예측 기술과 연계해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의 상태 악화를 사전에 예측하고 의료진에게 알리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증 환자 발생을 줄이고, 더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병원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의료기기 데이터 통합은 단순한 시스템 개선이 아니라 환자 안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라며 “24시간 전 병동의 모든 환자 건강 정보를 한곳으로 모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은 심각한 상태로 넘어갈 수 있는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고 즉각 대응하겠다는 세브란스의 의지 표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