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펀드 동조화…경제도 양호해
외국인 투자자 영향 축소 노력 필요
최근 중동 전쟁으로 신흥국에서 ‘패시브 펀드(passive fund)’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자본 유출의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패시브 펀드란 코스피(KOSPI) 같은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소극적 운용 펀드다. ETF(상장지수펀드)도 여기에 포함된다.
11일 한국은행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패시브펀드 등은 글로벌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에 투자한 글로벌 펀드는 최근 변동성이 낮은 선진국 투자펀드와 동조성이 강화하고 있고 이는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실적이 양호한 가운데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보이고 있고 순대외금융자산 등 대외건전성 지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강건하다”고도 덧붙였다.
패시브 펀드 비중이 높을수록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현재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요건)이나 대외건전성 등이 탄탄하기 때문에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국내 투자자 저변 확대 등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 축소를 위한 제도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구조적인 쏠림 현상을 개선할 필요성은 인정했다.
지난달 IMF(국제통화기금)는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를 통해 ETF 자금 유입에 따른 신흥국 주식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는 비은행 금융기관 중 헤지펀드와 투자펀드, 그중에서도 패시브 뮤추얼 펀드와 ETF가 가장 높다며 이런 투자에 더 많이 노출된 신흥국은 글로벌 스트레스 국면에 금융 안정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재 수입국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고도 덧붙였다.
한은도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환 헤지(위험 회피)를 거의 하지 않아 글로벌 환율 변동성에 민감한 패시브 주식 투자 자금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자금 유출입 모니터링 과정에서 환율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패시브 펀드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증권투자 잔액 중 패시브 자금 비중은 절반을 넘겼다.
다만 ‘패시브펀드 등 비은행 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여부 및 계획’을 묻는 질의에 한은은 “비은행 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직접 시나리오로 설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실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은이 국내 증권투자 중 패시브 자금 비중 수치를 집계한 것도 지난해 3월 보고서에서 발표한 2024년 3분기 기준이 마지막이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도 주식시장에서 높은 패시브 투자의 위험성을 직접 경고했던 만큼 보다 정교한 모니터링과 구체적인 영향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