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까지 실시간 침수 감시…서울시, 여름철 풍수해 총력 대응

15일부터 ‘풍수해 대책본부’ 24시간 운영
시간당 72㎜ 폭우 땐 즉시 재난문자 발송
연못·호수 활용 ‘빗물그릇’, 15곳으로 확대
지하차도 진입통제기준, 수위 5㎝로 강화
강남역 등엔 AI 침수 예측 서비스 시범 도입

김성보(오른쪽 세 번째)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년 풍수해대책 추진현황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집중호우, 국지성 호우 등 여름철 풍수해로 인한 각종 피해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골목 단위까지 침수 위험을 감지하는 관측 시설을 확대하고, 빗물을 일시 저장하는 ‘빗물그릇’을 늘리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강남역 등 주요 침수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예측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1일 오전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2부시장) 주재로 ‘2026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현황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는 물순환안전국 등 시 산하 24개 실·본부·국, 수도권기상청, 서울경찰청, 수도방위사령부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이달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고 기상 상황에 따라 단계별 비상 근무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안전대책의 골자는 ▷지하공간·하천·산사태 취약 지역 등 3대 재해 우려 지역 집중관리 ▷민·관·군·경 협력체계 강화 ▷데이터 기반 예측·관제 고도화 ▷방재시설 확충·저류 기능 강화 등이다.

우선 지하공간, 하천, 산사태 취약 지역에는 서울 전역의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를 통해 확보한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침수 위험을 예측하고, 예보와 경보를 발령한다.

기존에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 후 자치구가 자체 판단해 발령하던 침수경보는 올해부터는 시간당 72㎜ 이상 호우가 발생하면 자치구가 즉시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발령 기준이 강화된다.

저지대 반지하주택 밀집 지역에는 소형 레이더 기반 수위 관측시설을 추가 설치한다. 지난해 영등포·동작·관악구에 15개 시범 설치한 데 이어 올해는 강북·은평·서대문·강서구에 30개를 추가해 골목길 단위까지 실시간 침수 감시에 나선다.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차도 100곳에는 전담 인력 4명을 배치하고 물 고임 우려가 있는 11곳은 진입 통제 기준을 기존의 수위 10㎝에서 5㎝로 강화한다.

하천 산책로는 예비 특보 단계부터 진출입 차단 시설을 가동한다. 983명의 하천 순찰단과 감시용 CCTV 640대를 활용해 고립 사고를 예방한다.

산사태 취약 지역 518곳에는 산림청 예측 정보를 바탕으로 48시간 전부터 위험을 인지하고, 산림재난대응단 154명을 투입해 사전 대피를 실시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침수 때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재해 약자를 밀착 보호하기 위한 ‘동행파트너’ 운영을 강화한다. 재해약자 925가구에 동행파트너 2206명을 연계한다.

동행파트너는 2023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침수 예·경보가 발령됐을 때 반지하 거주 장애인과 어르신, 아동 가구를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대피를 돕는다.

저지대를 중심으로 지난해 6곳에서 시범 운영된 ‘동네 수방거점’은 올해 총 47곳으로 늘린다. 평소에는 수방 자재와 구호 물품을 보관하고 주민을 교육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유사시에는 출동과 수방 자재 보급을 지원하고 주민의 임시대피소 역할을 한다.

유관기관들은 시와 공조해 대응 실효성을 높인다. 수도권 기상청은 맞춤형 방재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서울경찰청은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를 지원하며, 수도권 방위사령부는 재난 복구 장비와 병력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돌발 강우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예측과 실시간 관제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과거 강우량과 도로·하수관로 수위 데이터를 바탕으로 침수 위험을 알리는 AI 침수심 예측 서비스를 강남역·도림천 등 주요 침수 취약지역 15곳에서 시범 운영한다.

또 지능형 CCTV 20대를 중랑·도림천 등 5개 하천에 시범 도입한다. 통제구간 내 보행자를 감지하고 위험 상황을 수방 담당자에게 즉시 알려 고립사고를 사전 예방한다.

집중호우 때 빗물이 하천으로 한꺼번에 유입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빗물그릇도 지난해 12곳에서 올해 15곳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일시 저장할 수 있는 빗물 양이 지난해 75만톤에서 늘어난 최대 85만톤이 된다. 이는 신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저류량의 약 2.7배다.

빗물그릇은 공원 연못과 호수를 활용해 임시로 빗물을 저류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서울식물원 호수원·습지원, 용산가족공원 저류연못이 빗물그릇으로 추가됐다.

또 서울시는 빗물펌프장, 저류조 등 총 6천699개 방재시설과 현장을 점검했고, 20만톤의 하천을 준설했으며, 빗물받이 58만개와 맨홀추락방지시설 1만28개를 추가 설치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제 풍수해 대책은 비를 잠시 피하는 ‘우산’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견고한 ‘지붕’이 되어야 한다”며 “단 한 건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와 유관기관이 ‘원팀’으로 움직여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