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응 변화 생기나…靑 “시간 갖고 지켜봐달라”
野 “선거 앞두고 어떻게든 은폐하려 했던 것”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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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부 제공] |
[헤럴드경제=윤호·서영상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중 화재가 발생한 ‘HMM 나무호’에 대해 “미상 비행체 2기의 타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피격 가능성이 낮다는 정부 초기 평가와 다른데다 HMM 측은 지속적으로 파공 흔적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비행체의 첫 타격으로 선체 손상과 혼란을 유발한 뒤, 두 번째 타격으로 피해를 확대하거나 선박의 항행 능력을 마비시키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선박을 완전히 격침시키기보다는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들고 정치·심리적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제한적 공격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비행체 2기가 약 1분 간격으로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상부를 공격했다는 점은 의도적으로 취약 부위를 겨냥한 제한적 정밀공격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비행체 유형은 일반 정찰용 드론이 단순 충돌한 것이라기보다는 폭발물을 탑재한 자폭형 무인기, 소형 순항체, 또는 해상 표적 공격용 저고도 비행체였을 가능성이 있다. 타격 부위가 선체 상부에 가까운 위치였고 폭발 충격으로 선체와 기관실 계통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수면 위 또는 매우 낮은 고도에서 접근해 충돌·폭발한 형태로 보인다.
다만 당초 정부는 피격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관측을 냈다. 앞서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화재 초기 피격 가능성이 거론된 적이 있고, 저희도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할 생각도 있었는데, 잠시 후 정보를 추가 검토해보니 피격이 그렇게 확실치는 않은 것 같다”며 “침수라든가, 배가 기울어졌다든가 하는 건 없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HMM 측 역시 파공 흔적은 물론 물이 새거나 금이 간 흔적, 찌그러진 흔적조차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당초 선원이나 인근 선박을 통해서는 파공을 식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사진 등을 보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상부는 일반적인 정상 운항 시 항상 물속에 완전히 잠겨 있는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 완전한 수중 부위였다면 드론형 비행체보다는 기뢰, 어뢰, 수중폭발 가능성이 우선 검토됐을 가능성이 크다.
HMM 측도 당혹스런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파공 부위는 내부 선원들은 물론 주변 선박에서도 살필 수 없는 사각지대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의 손실이나 침수에 대해 전혀 듣지 못해 이렇게 피해가 큰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비행체가 나무호를 타격한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공격 주체나 향후 대응에 대해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공격 주체가) 이란 정부인지, 이란 혁명수비대인지, 제3자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응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했다.
그러나 향후 선박 공격 주체가 이란으로 확인될 경우 미국 주도의 작전에 동참하는 방안을 포함, 정부에 더 적극적인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