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명륜당 사태’ 막는다…가맹점에 고금리 대출 땐 정책자금 제한

정책자금 활용 가맹본부 대상
고금리 부당대출 대응방안 발표
대부업 ‘쪼개기 등록’ 방지 위해
총자산한도 규제 확대 추진키로


[금융위원회]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가 연 3~4%대 정책자금을 빌린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연 15% 안팎의 고금리로 되빌려준 이른바 ‘명륜당 사태’ 재발 방지책을 마련했다. 가맹점에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가맹본부의 정책자금 이용을 제한하고 가맹계약과 연계된 대출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규제 사각지대를 노린 ‘대부업 쪼개기’ 등록도 원천 봉쇄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명륜당 유사사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의 가맹본부 고금리 부당대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고금리 대출 취급 사례 3건 등 확인


금융위와 공정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조사한 결과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사례 3건과 기타 사례 1건이 확인됐다. 조사는 정책금융기관 대출을 이용 중인 110개사 및 매출액 100억원 이상 498개사의 가맹본부와 60개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가맹점에 직·간접적으로 대출을 제공한 가맹본부는 총 18개사였다. 명륜당을 포함해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3개사 외 15개사는 대출을 이용하는 가맹점 비율이 높지 않고 대출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으로 문제 소지가 크지 않다고 양 기관은 판단했다.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은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고리대금업을 통해 대출상환금 99억원, 이자 56억원 등 총 155억원을 편법 수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금융회사와 연계해 대출을 제공하는 10개 가맹본부 사례가 확인됐으나 대부분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단순히 안내하거나 소개하는 데 그쳤다. 다만 가맹본부가 금융사 연계 대출을 안내하면서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필수품목 납품대금에 얹어 받아 이를 금융사에 대납하는 사례가 1건 있었다.

가맹사업·대부업 결합 부작용 방지


금융위와 공정위는 ▷가맹사업 본부에 대한 정책대출 관리 강화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대출의 정보공개 확대 ▷특수한 상환구조로 인한 가맹점주 피해 예방 ▷대부업 쪼개기 등록 방지 등을 추진한다.

먼저 차주가 공정위 또는 지자체에 등록한 가맹본부인 경우 정책대출 취급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가맹점 대상의 직·간접적인 대출을 취급하는지를 면밀히 확인하도록 정책금융기관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정책금융기관에서는 가맹본부에 대한 신규대출·보증 심사, 용도 외 유용 점검과 함께 만기 연장 시 본사·관계사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와 대출 조건, 대여금 증감 등을 확인·점검한다. 특히 신규 정책대출이나 보증을 취급할 때는 가맹본부·관계사의 대여금 내역에 대한 대표이사의 자필 사실확인서를 내게 한다.

또한 대여금 내역 확인 과정에서 부적절한 가맹점 대상 여신이 확인될 때는 신규 정책대출이나 보증을 제한할 예정이다. 기존 대출 또는 보증 건은 만기연장을 제한하거나 분할 상환하도록 조치한다. 가맹본부가 자율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부적절한 가맹점 대상 여신을 해소하는 경우 자금공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해 가맹점주의 채무부담 경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맹희망자가 사업 준비 단계부터 신용제공 또는 신용알선 조건을 충분히 검토한 후 가맹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 제도를 개편한다. 가맹사업법 시행령과 관련 고시를 개정해 현재 다소 불충분하게 기재되는 신용제공 관련 정보를 더욱 체계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신용제공·알선 내역을 가맹점 개설 단계와 운영 단계로 구분해 기재하도록 하고 대출금리, 상환방식과 상환조건, 신용제공자의 대부업 등록번호 등을 추가 기재사항으로 포함한다.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 총자산한도 규제할 듯


납품대금 연동, 매출액 기반 등 간접적인 상환구조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 방지책도 고안했다. 일단 금융사가 직접 차주인 가맹점주에게 대출 원리금 납부 여부 등을 통보하도록 지도한다. 가맹점주가 원리금 미납 등을 신속히 인지하고 필요한 경우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정 기간 내 상환을 전제로 한 대부약관이 매출액 연동 상환방식과 결합될 경우 가맹점주에게 불합리한 점은 없는지 검토하고 필요시 대부약관을 정비할 계획이다.

가맹본부가 필수적·통일적 상품이 아닌 경우에까지 거래를 구속하는 경우 가맹점주가 그로 인한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가맹본부가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쪼개기 등록의 유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에게만 적용되는 총자산한도 규제를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는 총자산을 자기자본의 10배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쪼개기 등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지자체의 요청이 없어도 금감원이 직권으로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를 검사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위와 공정위는 정책자금이 본래의 목적에 맞도록 활용되고 가맹점주가 불합리한 가맹사업 구조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번에 마련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된 가맹본부 등에 대해서는 후속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가맹사업법 등 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될 때는 엄정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부업법 위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