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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의회 건물의 모습. 6일(현지시간) 미 연방 정부가 2004년 이후 하원 의원들이 성희롱 합의를 위해 나간 금액이 33만8000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A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2004년 이후 미국 하원 의원이나 하원 사무실(소속 직원들)을 대신해 정부가 지급한 성희롱 합의금이 33만8000달러(약 5억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원 의원들이 성희롱, 성추행 등 범법 행위를 저질러놓고, 국민들의 혈세를 끌어다 그 대가를 치른 셈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6일(현지시간)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과 하원 감독위원회(House Oversight Committee)가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하원 감독위원회는 지난 3월 2018년 합의가 종료되기 전에 지급된 성비위 사건 합의금에 대한 전체 내역을 요구, 이번에 공개했다. 이 합의금 규모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이번에 공개된 합의금 중 에릭 마사(민주당·뉴욕), 존 코니어스(민주당·미시간), 블레이크 파렌솔드(공화당·텍사스), 패트릭 미한(공화당·펜실베이니아) 의원 등이 연루된 성비위 및 합의금 지불건은 이미 알려졌던 사건이다.
기존에는 하원 의원이나 의원 사무실 소속 직원들이 연루된 성비위 사건 합의금을, 의회를 지원하는 연방정부 예산에서 지출했다. 세금으로 의원 개인의 비위 행위를 무마해온 셈이었다. 이는 ‘미투(Me Too·사회 각계의 성범죄 폭로 운동)’가 크게 번졌던 2017~2018년에 공론화되면서 개선 논의가 일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세금으로 성추행·성희롱 합의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법안은 성비위로 인한 합의금은 가해자인 의원이나 의회 직원이 직접 지급하도록 규정했고, 연방 정부의 세금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가해자는 재무부에 90일 이내에 합의금을 배상해야 하도록 정해놨다. 정부에 합의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월급여, 퇴직금에서 이를 압류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실제로 미한 전 의원은 성희롱에 대한 합의금으로 지급했던 3만9000달러를 퇴직금에서 제외하는 형식으로 정부에 상환하기로 했다. 폴리티코는 연방 정부가 성비위 의원들의 합의금을 지불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공론화되면서 2017년 이후로는 정부 예산에서 나간 합의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의 사각지대’에서 성비위 합의금을 세금으로 내놓고, 정부에 이를 반환하지도 않은 경우도 있다. 파렌솔드 전 의원은 2018년 전 직원으로부터 성희롱으로 고소된 후, 세금으로 8만4000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그는 정부에 이를 반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하원 윤리위에서 성비위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며칠 전 기습적으로 의원직을 사임했고, 합의금 반환 약속도 유야무야됐다. 당시에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이어서 이를 강제할 규정도 없었다. 파렌솔드 전 의원은 지난해 사망해 세금으로 지불한 합의금을 돌려받기는 더 난망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