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쇼크 덮친 밥상물가…밀·식용유·쌀값 줄줄이 상승

비료·에너지 비용 급등에 밀 재배 포기 움직임…FAO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 130.7
유지류 한 달 새 5.9% 급등…국내 농축산물 물가는 되레 1.1% 하락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전 세계 식량 시장을 흔들고 있다. 비료 가격이 치솟자 농민들이 밀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로 갈아타기 시작했고, 국제유가 상승은 식용유와 쌀 가격까지 밀어올렸다. 세계 식량 가격은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7포인트로 전달(128.6포인트)보다 1.6% 상승했다. 올해 1월 이후 계속 오름세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곡물·육류·유제품·설탕·식용유 등 국제 가격 흐름을 조사해 매달 발표하는 지표다.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FAO·농식품부]


가장 눈에 띄는 건 곡물 가격이다. 단순한 기상 악재 수준이 아니다. FAO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비료 가격 부담이 커지자 농가들이 비료 사용량이 많은 밀 대신 다른 작물 재배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밀 파종 면적 감소 전망까지 겹치면서 국제 밀 가격은 한 달 새 0.8% 상승했다.

옥수수 가격도 뛰었다. 브라질 공급 부족과 미국 일부 지역 가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에탄올 수요 확대, 비료 비용 부담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옥수수 가격은 전월 대비 0.7% 올랐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는 식탁 전반으로 번졌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한 달 새 5.9% 뛰었다. 국제 원유 가격 상승으로 바이오연료 수요 확대 전망이 커지면서 팜유·대두유·해바라기유·유채유 가격이 동시에 올랐다. 특히 팜유는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쌀 가격도 들썩였다. 원유와 석유 파생제품 가격 상승으로 생산·유통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쌀 가격지수는 1.9% 올랐다.

육류 가격 역시 오름세다. 브라질 공급 제한과 유럽의 계절적 수요 증가가 겹치며 육류 가격지수는 1.2% 상승했다.

반면 설탕과 유제품은 하락했다. 설탕은 중국·태국 등 아시아 생산 전망 개선 영향으로 4.7% 떨어졌고, 유제품도 유럽연합(EU)과 오세아니아 지역 공급 증가 영향으로 1.1% 하락했다.

국내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 흐름을 유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6%)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는 만큼 품목별 수급 상황 점검을 강화하고 대응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