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중심 제도 한계…지역의료 전문가 육성체계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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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를 활용해 제작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 경북의 한 면 단위 보건지소. 하루 외래 환자는 30~40명 수준이지만 이곳엔 민간 병원이 없다. 고혈압 약을 타러 오는 노인도, 아이 열이 떨어지지 않아 뛰어오는 부모도 결국 이곳을 찾는다. 지금까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그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런 보건지소 상당수가 ‘의사 없는 진료소’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의 ‘공보의 감소 등에 따른 지역보건의료 대응방안’에 따르면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는 보건지소는 2025년 730곳에서 올해 1023곳, 내년에는 전체 보건지소의 86.9%인 1083곳에 공보의를 배치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보의는 오랫동안 농어촌·도서지역 공공의료의 버팀목이었다. 보건지소와 보건의료원에서 일차진료와 예방접종, 감염병 대응을 맡아왔고, 사실상 지역 주민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의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도 자체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숫자다. 복지부 자료를 보면 의과 공보의 신규 편입 인원은 2019년 663명에서 올해 98명까지 줄었다. 전체 의과 공보의 인원 역시 1960명에서 593명으로 감소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의정갈등 이후 현역병 입대와 졸업 유예 등이 이어지며 이 같은 감소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왜 공보의는 사라지고 있을까. 현장에서는 가장 먼저 ‘36개월’을 말한다.
현재 공보의는 3주 군사훈련 후 36개월간 복무한다.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18개월)의 두 배다. 문제는 병역제도는 계속 바뀌었지만 공보의 제도는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현역병 복무기간은 과거 36개월에서 지금의 18개월까지 줄었지만 공보의·군의관 제도는 사실상 손대지 못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지난해 의대생 약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90%가 “복무기간이 단축된다면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의 복무체계로는 지원 유인이 거의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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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돈 문제만도 아니다. 공보의 월급은 월 240만~250만원 수준이다. 병장 월급보다는 많지만 3년 복무와 경력 단절, 지역 근무 환경까지 고려하면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상당수 근무지는 의료 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농어촌과 도서지역이다.
제도 운영 방식 자체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은 공보의가 ‘공중보건업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지만, 정작 어떤 역할을 어디까지 맡아야 하는지는 모호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문성과 무관한 행정업무를 맡거나, 민간병원이 가까운 지역에 배치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그 사이 정작 응급·분만·소아 같은 필수의료 취약지는 공백 상태로 남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과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당시 공보의가 사실상 대체 인력처럼 차출됐던 경험도 젊은 의사들 사이에선 “언제든 공백 메우는 인력으로 동원된다”는 인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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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3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중보건의사 감소 대비 지역의료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
결국 지금의 공보의 제도는 ‘징병제 시대의 의료 인력 배치 모델’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의사를 지방에 보내는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제도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서 최근 의료계와 정책 당국 안팎에서는 공보의를 단순 병역대체 인력이 아니라 ‘지역의료 전문인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다.
보건지소 근무를 수련체계와 연계하고, 이후 지역의료전문의 과정으로 이어지게 만들자는 구상이다. 취약지 근무 경험에 대해 수련병원 배정 가산점 등 경력 보상 체계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공보의 공백 자체를 메우기 위한 현실적 대안도 거론된다.
대표적인 것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활용 확대다. 간호사·조산사 기반 인력이 일정 교육을 거쳐 보건지소에서 제한적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자는 것이다. 실제 정부 안팎에서는 공보의 감소가 구조적 흐름이 된 만큼 기존 방식만으로는 지역의료 유지가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