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반복 폭행 뒤 시신 유기”
피고인 측 “사망 결과 예견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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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북부지방법원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지인을 살해한 뒤 경기 양평 두물머리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네 차례 연기 끝에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 오병희 부장판사는 7일 오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성모 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피고인 측 기일 변경 신청·국선변호인 불출석·피고인 불출석 등이 이어지며 네 차례 연기돼 왔다.
검찰에 따르면 성씨는 지난 1월 14일 오후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함께 거주하던 피해자를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해자가 목 졸림에 따른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한 성씨가 범행 직후 자택 지하주차장에서 렌터카 뒷좌석으로 시신을 옮긴 뒤 경기 양평군 용담대교 인근 남한강변에 유기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서울 강북구에서 양평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약 179㎞ 구간을 무면허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성씨가 범행 이전부터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폭행해 왔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수유동 노상에서 피해자의 뺨과 얼굴 등을 여러 차례 때려 상해를 입혔고, 범행 전날인 지난 1월 13일에도 피해자의 얼굴과 몸을 폭행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를 가져가고 피해자 명의로 유심을 개통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씨 측 변호인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사체유기 ▷상해 ▷절도 ▷주민등록법 위반 ▷무면허운전 혐의 등 나머지 공소사실은 인정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의사 지배를 받을 정도의 지적 상태는 아니었다”며 검찰 측의 이른바 ‘가스라이팅’ 취지 주장에도 반박했다.
이날 오전 법정에 들어선 성씨는 황토색 반소매 수의를 입고 흰색 마스크와 검은 뿔테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오른팔에는 문신이 보였다. 오 부장판사가 “재판부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용태와 동일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마스크를 벗으라고 하자 성씨는 곧바로 마스크를 벗었다.
검찰은 이날 증거에 부동의된 진술서와 관련해 박모 씨, 정모 씨, 신모 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피고인 신문 기일을 별도로 열기로 했다. 오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피고인 신문이 중요하다”며 “쌍방 모두 잘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6월 9일 오후 3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