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고향축구단 방한, 빅터 차 “대화 단절했는데…한국행 허가만으로도 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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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이번 스포츠 이벤트에 대해 북한이 ‘적대국’ 상황에서 방한을 허가했다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빅터 차 석좌와 앤디 림 부국장은 지난 4일 ‘스포츠 외교가 한반도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인가’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한국과의 모든 대화를 단절하고 서울을 향해 ‘적대국’ 선언을 한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 정부가 선수들의 한국행을 허락했다는 사실 자체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빅터 차 석좌 등은 ‘축구 경기가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화의 진전에 대해 ‘좋은 신호’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한국이 북한 영공으로의 무단 드론 비행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고 지난 4월 북한이 유화적인 반응을 보인 후 이번 축구 경기가 성사됐다”며 “김여정을 통해 전달된 이 이례적인 제스처는 남북 간의 잠재적 대화 공간이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빅터 차(왼쪽)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와 앤디 림 부국장 [CSIS]


이번 경기의 외교적 의미에 대해선 “스포츠 외교는 항상 남북 외교의 중요한 도구였다”며 지난 1991년 남북이 탁구 단일팀을 구성해 중국을 격파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봤다.

과거 스포츠 외교의 성공 사례에 대해서도 “한국은 스포츠를 활용해 외교적 목표를 진전시키는 데 성공해 왔다”면서 “한국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을 소련과의 대화를 여는 매개체로 성공적으로 활용했고 이는 결국 1990년 국교 정상화로 이어졌다”고 했다.

北 ‘내고향여자축구단’은 무슨 팀? 수원 FC 한 차례 꺾어
대한축구협회는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수원FC 위민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에 출전하기 위해 오는 17일 내한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통일부 역시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방한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고 했다.

차 석좌와 임 부국장은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한국의 수원FC 위민과의 경기를 앞두고 오는 17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북한 축구 클럽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양을 연고로 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축구 강호이자 북한 여자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팀”이라며 “지난해 11월에는 수원FC 위민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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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북한 측의 한국 방문은 2018년 12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경기 이후 8년 만이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방문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 2012년 창단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식품과 주류, 스포츠용품 등을 생산하는 소비재 기업인 ‘내고향’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축구단이다.

2021~2022년 시즌 북한 1부 리그에서 우승하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고 상당수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의 17세 이하(U-17),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다. 이번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선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