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현실화되나… 1조5천억달러 부의 대이동 예고

- 5% 일회성 부유세 도입안, 주민투표 상정 요건 150만 서명 확보

- 200여 명 초부유층 대상 1,000억 달러 세수 확보 vs 탈출 가속화 '찬반 팽팽'

- 2026년 1월 1일 거주자 기준 소급 적용 논란, 실효성 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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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생성 이미지]

캘리포니아주(가주)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른바 '억만장자세(Billionaire Tax)' 도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최근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가주 내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2026 억만장자 과세안'이 주민투표 상정에 필요한 서명을 압도적인 수치로 확보하며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단순한 증세를 넘어 가주의 경제 생태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와 무너져가는 공공 의료 및 교육 시스템을 살릴 '응급 처방'이라는 주장이 맞부딪히고 있다.

■"200명이 1,000억 달러를 낸다"

이번 과세안의 핵심은 '일회성(One-time) 5% 부유세'다.

순자산 10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200여명의 캘리포니아 거주 개인 및 신탁을 대상으로 전체 순자산의 5%의 세율을 적용, 약 1000억달러의 세수를 기대하고 있다. 200여 명이 보유한 총 자산은 약 2조 달러에 달하며, 이 중 5%를 징수해 주 정부의 고질적인 재정 적자와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 찬성 측의 논리다.

■ '호텔 캘리포니아' 조항과 소급 적용 논란

이번 안이 유독 강력한 이유는 거주자 판정 기준일 때문이다. 제안서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 거주자는 그해 연말에 부과되는 세금을 피할 수 없다. 한 번 발을 들이면 나갈 수 없다는 '호텔 캘리포니아'식 과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부동산, 연금, 은퇴 계좌를 제외한 모든 유·무형 자산(주식, 채권, 비상장 기업 지분 등)이 과세 대상에 포함돼 있어 테크 기업 창업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세수 90% 의료 시스템에 투입

확보된 세수는 '2026 억만장자세 예비 기금'에 적립돼 90%는 메디칼(Medi-Cal) 등 주 정부 공공 의료 서비스 지원 및 의료 인력 확충에 사용한다. 나머지 10%는 K-14 공공 교육 시스템 및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에 쓰인다. 찬성 측은 연방 정부의 의료 예산 삭감으로 인해 향후 5년간 캘리포니아 의료계에서 약 1,00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세금이 '구원 투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1조 달러가 떠났다"

반대 진영인 국세납세자연맹(NTU)과 후버 연구소 등의 경고는 구체적이다.

법안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이미 총 자산 1조 달러 규모의 부유층이 텍사스, 플로리다 등 소득세가 없는 주로 이주를 검토하거나 실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상위 1%의 납세자가 주 전체 개인 소득세의 40% 이상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이탈은 일회성 세수 확보 뒤에 연간 수억달러가 넘는 영구적인 세수 결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이자 소급 적용 성격이 강해 위헌소지가 있어 법원에 의해 무효화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캘리포니아의 이번 실험은 '부의 재분배'와 '경제적 경쟁력' 사이의 해묵은 논쟁이 절정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주민발의안 투표에 필요한 서명자의 두배 가까이되는 155만명의 주민이 서명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임계치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5%의 일회성 징수가 가져올 1,000억 달러의 달콤함이 캘리포니아를 지탱해온 혁신가들의 영구적인 탈출이라는 독배가 될지 여부는 오는 11월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특히 한인 경제권의 큰 축을 담당하는 고액 자산가 및 투자자들 역시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자산포트폴리오 재편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