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중증·비중증 분리…도수치료·주사제 제외
11월 1·2세대 겨냥 ‘선택형·계약전환 할인’ 가동
60대女 1세대 월 17.8만→2.1만…88% 절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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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세대 실손의료보험은 4세대 대비 30%, 1·2세대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보험료가 책정된다. 11월부터 1·2세대 가입자를 겨냥한 ‘선택형 할인 특약’과 ‘계약전환 할인’ 카드까지 가동되면서 4000만 가입자의 보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오는 6일부터 기존 보험료를 적게는 30%, 많게는 절반 이하까지 떨어뜨리는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판매된다. 이번 5세대 실손은 도수치료처럼 흔히 쓰이는 비급여 치료(비중증) 보장은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대신, 암이나 심장 질환 등 큰 병(중증)에 걸렸을 때의 치료비 보장은 더욱 두텁게 챙긴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보험료 거품을 덜어내고, 지속할 수 있는 실손의료체계를 갖추는 데에 목적이 있다.
금융위는 오는 6일부터 16개 보험회사(생명보험 7개사, 손해보험 9개사)에서 5세대 실손을 일제히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핵심은 비급여 보장을 두 갈래로 쪼갠 데 있다. 그동안 한 묶음으로 다뤄지던 비급여를 큰 병(중증)과 흔한 치료(비중증)로 분리해, 정작 의료비가 많이 드는 환자는 더 두텁게 보호하고 자주 쓰이는 비급여는 자기부담을 늘리는 방식이다.
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 등 건강보험 산정특례 대상 중증질환은 ‘특약1’에서 보장한다. 한도(연 5000만원)와 자기부담률(30%)은 4세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상급종합·종합병원 입원 시 자기부담금 연 500만원 상한이 새로 생긴다. 큰 병으로 입원해 1년에 500만원 넘는 자기부담이 발생하면 그 초과분은 실손에서 보장한다. 중증 환자의 의료비 안전망이 한층 두꺼워진 셈이다.
비중증 비급여를 다루는 ‘특약2’는 보장이 대폭 줄었다. 한도가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깎이고, 자기부담률은 30%에서 50%로 오른다. 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근골격계 물리치료와 비급여 주사제, 미등재 신의료기술은 아예 보장 대상에서 빠진다. 기존 실손이 낮은 자기부담률 등으로 비필수적인 의료 과다 이용과 건강보험 누수를 동반하면서 건강보험 제도의 정책효과를 저해한다는 지적에서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면책 항목도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D등급(권고하지 않음)’ 판정을 받은 치료가 양 특약 모두에서 제외된다. 암 면역증강제 3종 세트와 방사선 온열치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효과성이 떨어지거나 위험 대비 효용이 낮은 치료의 반복 사용을 막는 장치다.
급여 통원의 자기부담률은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된다. 가벼운 증상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찾으면 자부담이 60%까지 올라가 동네 의원 이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임신·출산과 발달장애 급여 의료비는 5세대에서 처음 보장한다. 발달장애는 태아 상태에서 가입하면 18세까지 보장이 이어진다.
5세대 보험료는 4세대 대비 약 30%, 1·2세대 대비 절반 이하 저렴해진다. 주계약(급여)에 중증을 다루는 특약1만 묶어 가입하면 4세대의 절반 수준이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5세대 실손은 출시 시점 소비자 부담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전 세대 보험료 기준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출시한 것”이라며 “비필수 치료의 과잉 이용을 줄여 절약된 재원을 보험료 인하로 소비자에게 환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 1~4세대 가입자는 별도 심사 없이 5세대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후 6개월 이내 청약 철회가 가능한데, 3개월 안이라면 보험금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되돌릴 수 있다. 4세대는 5년 단위 재가입 주기를 적용받는 상품이라, 오는 7월부터 초기 가입자들이 차례대로 5세대로 자동 전환된다.
이와 함께 11월부터는 구세대로 일컬어지는 1·2세대(약 1700만명)를 겨냥한 두 가지 카드가 동시에 가동된다. 이들은 약관 변경(재가입) 조건이 없어 그동안 실손 개편 효과에서 사실상 비껴 있던 집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입자의 약 58%(1세대 17.1%, 2세대 41.2%)가 여기 몰려 있다.
‘선택형 할인 특약’은 1·2세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보장만 빼고 보험료를 깎는 방식이다. 예컨대 ▷근골격계 물리치료·체외충격파·비급여 주사제 면책 ▷비급여 MRI·MRA 면책 ▷자기부담률 20% 적용 등 3가지 옵션을 일부만 고르거나 모두 선택할 수 있다. 전부 고르면 1세대는 약 40%, 2세대는 30%대 보험료가 빠진다. 기간 제약 없이 가입 가능하지만, 1회로 한정된다.
‘계약전환 할인’은 5세대로 아예 갈아타는 가입자를 위한 카드다. 5세대 보험료를 3년간 50% 추가 할인해 주는 것이 골자다. 6개월 한시 시행 후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 실제로 60대 여성 1세대 가입자라면 기존 월 17만8489원의 보험료가 2만1270원으로 88.1% 줄고, 같은 나이 2세대 가입자는 12만6773원의 보험료가 2만1270원(-83.2%)으로 떨어진다. 다만 이런 전환 할인은 전환 후 3년이 지나면 종료돼, 이후엔 5세대 보험료의 100%를 내야 한다.
이 과장은 애초 보험사가 현금을 주고 기존 계약을 사들이는 ‘재매입’ 방식 대신 할인을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 “현금 지급은 보험사 유동성에 부담이 가고, 적정 가치 산정의 공정성에도 의구심이 생길 수 있어 할인 방식으로 바꿨다”며 “실손은 계속 유지하는 게 계약자에게 더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4세대 출시 당시 1년간 50% 할인 카드를 내놨음에도 전환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바 있다. 금융당국은 11월 이전 설명 자료와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해 금융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안내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