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대학병원 임상 통해 기존 검사 한계 극복
PSMA 표적 기술로 미세 전이암까지 포착 성공
진단과 치료 잇는 ‘테라노스틱스’ 시장 선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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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쳐켐 CI. [퓨쳐켐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대한민국 제43호 신약의 주인공은 방사성의약품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4일 퓨쳐켐의 전립선암 진단 신약 ‘프로스타뷰주사액’(성분명 플로라스타민(18F))을 허가하면서, 한국 바이오 산업은 정밀의료의 핵심인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또 하나의 독자적 기술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이번 신약 허가는 단순히 진단 시약 하나가 추가된 것을 넘어, 국내 남성암 발병률 1위로 올라선 전립선암의 진단 패러다임을 바꿀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CT나 MRI, 뼈 스캔(Bone-scan) 등 표준 영상진단법은 암의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진 뒤에야 식별이 가능하거나, 전이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프로스타뷰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PSMA(전립선 특이 막 항원) 표적’ 기술로 해결했다.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PSMA 단백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펩타이드에 양전자 방출 동위원소인 ‘F-18’을 결합한 형태다. 환자 체내에 투여된 약물이 암세포를 찾아가 ‘빛나는 표식’을 남기면, PET-CT 촬영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미세 암세포까지 정밀하게 포착하는 원리다.
기술적 우위는 임상 데이터로 증명됐다. 국내 11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프로스타뷰의 양성예측도(PPV)는 86.96%를 기록하며 기존 영상검사(60.16%) 대비 약 26.79%포인트 높은 진단 효율을 보였다. 이는 재발이 의심되거나 전이가 우려되는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고, 보다 정확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산업적 측면에서 이번 신약은 ‘테라노스틱스’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테라노스틱스는 진단(Diagnosis)과 치료(Therapy)를 동시에 수행하는 차세대 정밀의료 기술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진단용으로 암의 위치를 먼저 확인한 뒤, 같은 표적 물질에 강력한 치료용 동위원소를 붙여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퓨쳐켐 역시 프로스타뷰와 짝을 이루는 전립선암 치료제 ‘FC705’를 개발 중인 만큼, 이번 허가는 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한 선제적 인프라 구축의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전 세계 전립선암 진단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3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PSMA 기반 PET 진단제가 연간 수십만 건 이상 처방되며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퓨쳐켐은 자동합성장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동위원소의 짧은 반감기 탓에 수입이 까다로운 방사성의약품의 특성상, 국산 신약의 존재는 국내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외화 유출을 막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43호 국산 신약의 탄생은 K-바이오가 항체 치료제와 위탁생산(CMO)을 넘어, 방사선 융복합 의약품이라는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입증했음을 의미한다. 정밀 진단이 정밀 치료로 이어지는 바이오 생태계의 확장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