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에 온 ‘단원 김홍도’…대표작 ‘무동’부터 개인 소장 희귀작까지

8월 2일까지 김홍도 주제전시
김홍도 전성기부터 노년기 망라
무동·씨름 등 풍속화첩 원본 전시
정조 시대 사회상 정밀하게 반영
개인 소장가들의 희귀 소장품 집결
이순신 친필 편지도 전시에 포함

 

김홍도의 ‘총석정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를 보고 나면 여러 작품 중 기억에 남는 게 한 일곱 여덟 개 되잖아요. 단원 김홍도 전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인데 그 작품들이 여기 다 모여 있는 겁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서화실에서 열린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 주제전시 개막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전시는 김홍도의 전성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작품을 통해 조선을 대표하는 천재 화가의 면모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으며 8월 2일까지 이어진다.

단원의 원본과 개인 소장품까지 집대성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진=김명상 기자)

주제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는 회화2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단원풍속도첩’ 25점 중 ‘무동’과 ‘씨름’ 등 11점이 공개되는 등 교과서에나 보던 단원의 원본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 특징이다. 작품들은 배경 없이 인물의 동작과 표정에 집중해 조선 시대 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김홍도의 ‘무동’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유 관장은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 이 장면들을 잡아낸 것이 조선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김홍도의 풍속화는 정조 대왕이 세상의 물정을 파악하기 위해 그리게 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당시의 사회상을 정밀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도의 ‘노매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단원풍속도첩 맞은 편에 있는 ‘이 계절의 명화’ 코너는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핵심으로 꼽힌다.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거나 오래도록 모습을 감췄던 개인 소장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단원이 51세 때 그린 ‘총석정도’는 묵직한 필치로 관동팔경의 하나인 통천의 절경을 담았다. 60세 작인 ‘노매도’는 거침없는 붓질로 세월을 견딘 매화의 질감을 묘사한 작품으로 단원의 노년기 기량을 한껏 보여준다. ‘기로세련계도’는 1804년 개성 만월대(고려 궁궐터)에서 열린 원로들의 모임을 그린 작품으로, 노인 64명과 237명의 시종·구경꾼이 한 화면에 담긴 대작이다.

명세라 학예연구사는 “총석정도는 그간 전시에 나온 적이 거의 없고, 노매도는 31년 만에 처음 대중에 공개되는 것”이라며 “‘이 계절의 명화’ 코너 작품들은 모두 개인 소장품이라 자주 꺼낼 수 없는 만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에 가깝다”고 말했다.

스승 강세황과 단원의 평생 인연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자화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는 흔히 풍속화가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인물이다. 전시는 김홍도를 단순한 풍속화가로만 규정하지 않고 그의 폭넓은 기량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회화1실에서는 김홍도와 그의 스승 강세황의 관계를 조명한다. 강세황은 김홍도가 7~8세일 때 그림을 가르친 사제지간이자, 이후 관청에서 상사와 부하로, 예술적 동지로 평생 교류했다. 강세황의 ‘자화상’과 김홍도의 ‘서원아집도’도 볼 수 있다.

유 관장은 “강세황은 ’단원전‘을 통해 김홍도의 일생을 밝히는 중요한 기록을 남겼으며, 이 글이 지금도 김홍도 일생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자료”라며 “또한 김홍도를 산수·화조·풍속·신선 모든 분야의 천재 화가’라고 평가했고 김홍도가 화원(국가 소속 화가)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와 연계된 특별 강연도 마련된다. 유홍준 관장은 오는 6월 2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단원 김홍도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강연 참석 사전 신청은 5월 21일부터 박물관 누리집에서 받는다.

이순신 장군 편지와 민화 등도 전시

 

이순신 장군의 친필 간찰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화제는 이순신 장군의 친필 간찰이다. 노량해전 4개월 전인 1598년 7월 8일, 물품 지원 담당관 한효순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는 지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 당시 출품되지 못했다. 편지 내용은 전시 현장 옆에 원문 그대로 옮겨 함께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직접 읽어볼 수 있다.

유 관장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써 내려간 안부 편지이지만, 장군의 친필이 주는 진정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작가 미상 ‘평안감사향연도’

이밖에도 회화3실에서는 경복궁 교태전에 걸렸던 부벽화 원본과 김홍도의 화풍으로 그려진 ‘평양감사향연도’ 3점 전체,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문방도‘도 함께 선보인다. ’평양감사향연도‘는 2500명이 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대규모 잔치 장면을 담은 작품으로, 최근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술잔 문화상품의 모티프로도 화제가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단원의 필력과 조선 서화의 아름다움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