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선수들의 PGA 복귀는 가시밭길? 강경파 vs 온건파 대립

LIV 골프의 붕괴가 예상되면서 PGA 투어 복귀를 타진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LIV 골프 멕시코시티에서 경기중인 존 람. [사진=LIV 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LIV 골프가 붕괴 위기에 직면하면서 PGA 투어 복귀를 노리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앞날은 평탄해 보이지 않는다. 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서 복귀 조건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골프전문매체인 골프위크는 2일 “스코티 셰플러와 저스틴 토머스, 리키 파울러 등 PGA 투어를 지켰던 핵심 선수들은 LIV 골프 선수들의 조건 없는 복귀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논리는 명확하다. 수억 달러의 보너스를 거절하고 PGA 투어에 남은 선수들에게 LIV 골프에서 거액을 챙기고 돌아오는 선수들을 아무런 제재 없이 받아주라고 하는 것은 ‘뺨을 때리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LIV 골프 선수들이 받았던 천문학적인 사이닝 보너스를 토해내거나 그에 상응하는 벌금을 내지 않는다면 투어의 공정성이 무너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세계 랭킹 1위인 셰플러는 “우리를 떠나 투어에 소송을 제기했던 이들이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돌아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징벌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브라이언 하먼(미국)도 “그들이 돌아오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를 넘어 투어를 지킨 선수들 사이의 ‘원한과 분노’를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논리다. 하먼은 특히 과거 LIV 선수들이 PGA 투어를 상대로 제기했던 반독점 소송을 언급하며 “동료였던 이들이 투어에 칼을 겨눴던 사실은 쉽게 잊히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반면 가장 격렬한 LIV 비판가였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한 온건파의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매킬로이는 최근 인터뷰에서 “골프라는 스포츠가 하나로 합쳐지기 위해서는 과거의 앙금을 씻어내야 한다”며 처벌 없는 복귀에 힘을 실었다. 투어가 분열되면서 스타 선수들이 쪼개져 출전하는 것에 팬들이 실망하고 있으며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온건파의 주장이다.

현재 PGA 투어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LIV 복귀 선수들에 대한 처벌안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LIV 이적 당시 받았던 계약금의 일정 비율을 PGA 투어 기금이나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경제적 이득에 대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두번째는 복귀 후 일정 기간 동안 공식 대회 출전을 금지하거나, 메이저 대회를 제외한 일반 대회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아니면 과거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고 2부 투어인 콘 페리 투어나 퀄리파잉스쿨부터 다시 시작하게 하여 ‘특혜’를 없애자는 강경책도 거론된다.

PGA 투어 정책위원회 의장인 루카스 글로버(미국)는 다소 행정적이고 현실적인 입장을 보였다. 글로버는 과거 “그들과 함께 뛰고 싶지 않다”던 발언에서 물러나 “선수 개인이 자신의 커리어와 삶을 위해 내린 결정을 비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글로버가 절대 양보하지 않는 지점은 ‘동일한 처벌 기준’이다. 글로버는 “이미 브룩스 켑카 등이 복귀하며 지불했던 패널티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처벌이 실제로 실행되려면 법적인 걸림돌이 많다. 선수들이 개인사업자 신분인 만큼 특정 단체가 이들의 노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다시 한번 반독점법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골프위크는 “투어 정책 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법적 공방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LIV 골프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PGA 투어에 ‘통합’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던졌다. 선수들의 마음은 여전히 갈라져 있고 처벌의 수위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감정 문제를 넘어 투어의 미래 수익 구조와 직결되어 있다.

PGA 투어가 ‘정의 구현’과 ‘상업적 화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프로 골프의 지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핵심은 “배신에 대한 대가가 골프의 통합을 방해할 정도인가, 아니면 통합을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기회비용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