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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노화가 수면 중 느린 뇌파의 수와 크기를 줄일 뿐 아니라 뇌파 간 리듬 자체를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리듬 붕괴가 수면 중 뇌 청소 기능을 약화시켜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공과대학(ITBA) 수면·기억연구소 세실리아 포르카토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4월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3개 독립 데이터셋에서 수집한 20~35세 청년 57명, 60~85세 노인 51명의 하룻밤 수면 뇌전도(EEG) 기록을 분석했다.
수면 중 뇌에서는 0.5~1Hz 주파수 범위의 느린 진동(slow oscillation·SO)이 발생한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 뇌 신경세포가 동시에 활성화되고 잠잠해지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지는 파형이다. 기억을 굳히고 뇌척수액 흐름을 촉진해 노폐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자는 동안 뇌에서 스스로 돌아가는 청소기같은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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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 중 느린 뇌파(SO)를 시간 간격 기준(δ)에 따라 고립형과 연속형으로 구분한 결과, 기준을 완화할수록 연속형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고령층은 전반적으로 연속형 뇌파 비율이 낮아 연속적 리듬 구조가 약화된 경향을 보인다. [PNAS 넥서스 2026년 4월호] |
연구팀은 이 느린 진동을 ‘고립 SO’와 ‘연속 SO’로 새롭게 분류했다. 2초 이내 간격으로 이어지는 진동이 연속 SO다. 그보다 간격이 벌어진 진동은 고립 SO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노인 집단에서 고립 SO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청년 집단의 고립 SO 비율은 평균 0.56이었지만 노인 집단은 0.82로 약 1.5배 높았다. 연속 진동은 청년보다 짧았다. 노인은 가장 짧은 진동(길이 2)의 비율이 높았고, 길이 3에서 11에 이르는 긴 진동 비율은 청년보다 낮았다. 청소기가 계속 돌아가지 않고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셈이다.
단순히 SO 수가 줄어서 생기는 현상일 수 있다는 반론을 배제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가지 통제 분석을 추가했다. 각 피험자의 SO를 수면 구간 안에서 무작위로 재배치해 밀도는 유지하되 시간 구조를 없앤 뒤 결과를 비교했다. 무작위 배치 후에는 두 집단 간 진동 길이 차이가 줄었다.
밀도가 동일한 30초 구간끼리 비교하는 분석에서도 같은 밀도 조건에서 노인은 청년보다 고립 SO 비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 차이는 밀도 감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노화에 따른 시간적 규칙성 손실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수면 2단계와 깊은수면(SWS)을 각각 따로 분석해도 결과는 같았다. 노인이 SWS 비중이 적고 수면 2단계 비중이 많다는 수면 구성 차이를 고려해도, 두 단계 모두에서 노인의 고립 SO 비율이 더 높았다. 수면 분절화 지수나 각성 횟수를 공변인으로 넣어도 집단 간 차이는 유의미하게 남았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리듬 붕괴와 뇌 청소 기능의 연결 고리다. 2024년 네이처(Nature)에 실린 연구는 뇌 간질액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이온 전류가 펌프처럼 작동해 노폐물을 밀어낸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 이온 전류를 일으키는 주체가 느린 진동이라고 봤다. 진동이 연속적으로 이어질 때 전류가 지속되고, 고립 SO처럼 불규칙하게 발생하면 전류가 끊겨 청소 효율이 떨어진다는 가설이다.
물이 졸졸 흐를 때는 하수구가 뚫리지만, 끊겼다 흐르기를 반복하면 찌꺼기가 쌓이는 것과 같다. 다만 이번 연구가 뇌척수액 흐름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다.
이 효율 저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독성 단백질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 물질이다.
포르카토 교수 연구팀은 “느린 진동의 시간적 리듬성이 뇌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며 “노화는 진동 양과 진폭뿐 아니라 지속적인 주기적 진동을 만드는 능력도 손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속 SO 리듬성을 노화의 신경생리학적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느린 진동을 청각 자극으로 강화하는 치료 전략 개발에도 이 분류 방식이 쓰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한계도 명시했다. 데이터셋마다 EEG 장비와 수면 판독 기준이 달랐고, 체질량지수, 약물 복용 여부, 신체 활동 수준 같은 변수는 데이터셋 간 정보가 불균일해 분석에 반영하지 못했다. SO 분류 기준점인 2초 역치도 개인별 진동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고정값이라는 한계가 있다.
다만, 데이터셋 모두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이번 연구의 강점으로 꼽힌다.
DOI: 10.1093/pnasnexus/pgag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