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였다…나를 속이려는 것” 머스크·오픈AI 법정 공방 격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상대로 한 소송 재판에서 이틀 연속 증언대에 섰다. 머스크는 “나는 바보였다”는 자기비판과 함께 오픈AI가 비영리 설립 취지를 저버렸다고 재차 주장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BBC와 알자지라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오픈AI 측 변호인 윌리엄 새빗의 반대 심문을 받았다. 머스크의 증언은 목요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심문은 오픈AI 창립 초기 내부 이메일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머스크는 영리 구조에 대해 “비영리 법인의 자회사라면 괜찮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리 부문이 핵심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지금이 바로 그 상태”라고 했다.

머스크는 2017년 자신의 오피스 책임자에게 오픈AI 명의로 영리 공익법인을 등록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필요할 경우에 대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공동 창업자들이 이 구조에 우려를 표하자 머스크는 “그들이 이전에 합의한 것을 뒤집었다”고 판단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머스크는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투자해 기업가치가 200억달러(약 29조5000억원)로 평가됐을 때 올트먼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그는 올트먼에게 관련 기사 링크를 보내며 “미끼를 던진 뒤 딴 것을 주는 격”이라고 느꼈다고 증언했다. 올트먼이 당시 “나도 이건 좋지 않게 느껴진다”고 답했다는 문자 메시지도 증거로 제출됐다.

머스크는 “나는 바보였다”며 “그들에게 스타트업을 만들도록 무상 자금을 줬다”고 말했다. 오픈AI가 자선단체를 “훔치려 하고 있었고, 사실로 드러났다”고도 했다.

올트먼 변호인 측은 머스크가 오픈AI에 영리 부문이 필요하다고 직접 제안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과 회의록을 제시하며 압박했다. 머스크가 “예” 또는 “아니오”로 답변하길 거부하자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가 개입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머스크는 “당신의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나를 속이려는 것”이라고 맞섰지만 판사는 제지했다.

머스크는 오픈AI와 MS를 상대로 1300억~1500억달러(약 192조2000억원~약 221조60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배상금은 오픈AI의 비영리 재단에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픈AI를 비영리 구조로 되돌리고 올트먼과 그렉 브록만 공동창업자를 이사회에서 퇴출할 것도 함께 요청했다.

오픈AI 측은 “비영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없었다”며 영리 전환은 컴퓨팅 투자와 인재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머스크의 소송이 자신의 AI 기업 xAI의 경쟁자를 흔들려는 시도라고도 주장했다. 오픈AI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에 배석한 올트먼은 이날 증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