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PIF) LIV 골프 지원 중단..WSJ 단독 보도

사우디 국부펀드가 LIV 골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LIV 골프의 간판 스타인 존 람. [사진=LIV 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올해를 끝으로 LIV 골프에 대한 금융 지원을 끝낸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사우디 국부펀드가 막대한 손실과 전략적 수정에 따라 LIV 골프에 대한 금융 지원을 2026년 시즌을 끝으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야시르 알루마얀 PIF 총재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회의에서 LIV 골프 경영진에게 이같은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V 골프와 사우디 국부펀드 측은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번 보도로 LIV 골프에 시한부 선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한달 앞으로 다가온 LIV 골프 코리아 대회도 흥행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이미 티켓 판매와 코스 준비가 끝난 상태라 대회가 취소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선수들이 ‘마지막 시즌’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므로 맥빠진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스타들을 직접 볼 기회라 기대를 모았으나 “내년이면 없어질 리그”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갤러리 동원이나 축제 분위기 형성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코리안 골프클럽도 올해를 끝으로 해체될 운명이다. LIV 골프는 올해 안병훈을 캡틴으로 한 코리안 골프클럽을 창단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으나 이번 보도로 안병훈과 김민규, 송영한, 대니 리 등 멤버들은 당장 내년부터 뛸 곳을 찾아야 한다. PGA 투어나 일본투어, 국내 투어로 복귀하는 재입성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지난 2022년 LIV 골프 출범 이후 투자한 금액은 50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IV 골프는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미국 내 중계권 계약 난항과 저조한 시청률, 그리고 2024년 비미국 지역 운영에서만 약 6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정적 압박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LIV 골프에서 손을 떼는 배경에는 경제적 이유 외에도 지정학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소식통들은 중동 내 분쟁 지속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사우디 정부의 ‘비전 2030’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국내 투자 우선순위 조정이 이번 결정의 핵심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LIV 골프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알 루마얀 총재의 역할이 축소되는 대신 사우디 왕실이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자산 재배치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해외 스포츠 투자가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LIV 골프는 조만간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존 람과 브라이슨 디섐보, 캐머런 스미스 등 수천억 원대 계약금을 받고 이적한 스타 선수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미 일부 선수들은 DP월드 투어 및 PGA 투어와의 복귀 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6월로 예정됐던 뉴올리언스 대회가 전격 연기되는 등 투어 운영이 이미 흔들리고 있어 선수들의 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LIV 골프의 스콧 오닐 CEO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겠다”며 자생 의지를 피력하고 있으나 전망은 회의적이다. 컷 탈락이 없는 54홀 경기와 단체전 중심의 포맷이 시장에서 충분한 매력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우디의 ‘오일 머니’ 없이 현재의 천문학적인 상금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