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9일 야근” 20대 건축설계사, 새벽 사무실서 사망 [차이나픽]

중국 건축설계사 펑위랑(26)씨는 2025년 7월 회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홍콩01]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중국에서 20대 건축 설계사가 새벽 시간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당국이 ‘비디오 게임’을 이유로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홍콩01·칸칸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시성에서 건축 설계사로 일하던 펑위랑(26)씨는 지난해 7월 회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들은 접이식 의자에 쓰러져 호흡이 없는 상태의 펑씨를 발견했다. 사망진단서에는 ‘급성 심장사’로 기재됐으며, 부검 결과 사망 시각은 오전 4시에서 6시 사이로 추정됐다.

펑씨는 직원 3명 규모의 소규모 건축 설계 회사에서 일해왔으며,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사회보험과 주택기금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회사는 출퇴근 시간을 따로 기록하지 않는 프로젝트 기반 시스템으로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고인이 과로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내는 사망 당일은 남편이 한 달 동안 19일째 야근을 이어가던 날이었다며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남편은 새벽까지 자주 일했고, 심지어 새벽 4시나 5시에 고객과 연락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시성 위린시 인력사회보장국은 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당국은 펑씨의 사망 시각이 정상 근무 종료 시간보다 10시간 이상 늦은 오전 4시에서 6시 사이이며, 그가 당일 새벽 1시부터 3시 사이 비디오 게임을 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당국은 펑씨가 회사 사무실에서 사망했지만 사무실에서 장시간 동안 사적인 게임을 즐겼고, 이후에는 접이식 침대에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사망 당시 ‘근무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반발하고 있다. 아내는 “당시 컴퓨터에는 건축 설계 프로그램이 네 개나 실행 중이었다”며 “게임은 업무 중 잠시 쉬기 위한 행동이었을 뿐, 업무를 계속하기 전에 긴장을 푸는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업무상 재해 보상을 청구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0일 재판에 회부됐다. 최종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