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겪는 국힘, ‘우원식표’ 개헌 앞에선 뭉칠 수 있을까[이런정치]

우원식 “아직 윤 어게인에 묶였나”
국힘, 지선 연계 투표 반대 당론으로
당내 일부 찬성 의견…집단 이탈은 부담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을 유지하며 맞서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의결 정족수를 고려할 때 개헌안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 의장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낡은 헌법을 고쳐 미래로 가기 위해 개헌의 문을 여는 개헌인데 이번에 실패하면 또 언제될지 모른다”며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함께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다시는 불법 비상계엄을 꿈도 못꾸게 하는 개헌을 끝까지 막는다면 어느 누가 12·3 계엄 반대 진정성 믿을 수 있는 건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막아 개헌이 무산된다면 그 모든 책임 역시 국민의힘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유지 중인 국민의힘에게 협조를 당부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앞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의원 187명은 우 의장 주도로 지난 3일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대통령 계엄권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국회는 내달 7일 본회의를 열고 개헌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개헌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296명의 3분의 2 이상인 19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단순 계산으로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7명 가운데 최소 10명 이상의 이탈표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6·3 지방선거 출마로 일부 현역 의원이 공석으로 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필요한 국민의힘 찬성표는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개헌안 통과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개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뚜렷하다. 당내에서는 “개헌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 선거가 사실상 개헌 선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선거 때마다 이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개헌을 하나씩 추진하면 향후 모든 선거는 개헌 이슈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헌 반대 당론을 모았다. 장동혁 대표도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개헌을 논의하기 전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해달라”며 개헌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김용태·조경태 의원 등이 개헌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집단 이탈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지방선거 공천 갈등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명투표로 진행되는 개헌 표결까지 균열이 노출될 경우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 의장은 개별 설득을 이어가서라도 개헌을 통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지선에 함께하는 건 안된다고 하는데, 그럼 언제 하자는 것이냐”라며 “아직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어게인에 묶여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론을 열어서 의원들이 자신의 소신에 맞춰서 투표하게 해야 한다”며 “6당 원내대표 연석회의를 다시 해서 이런 상황 다시 점검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상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