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노르웨이 이어 세 번째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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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원화 실질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발 유가 충격으로 환율과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은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낮았다.
26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3월 말 기준 85.44(2020=100)로, 한 달 전보다 1.57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79.31) 이후로 17년 만에 최저치다.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최저 68.1, 금융위기 당시 최저 78.7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국제 교역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특정 상대국 통화와 1:1 관계만 보여주는 명목 환율과 달리, 주요 무역 상대국들의 통화 가치 및 물가 등도 반영해 해당 통화의 실질 가치를 보여준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2020년) 대비 해당 통화가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00선을 웃돌다가 이후 달러 강세·아시아 통화 약세의 영향으로 90대 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90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뒤 한동안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했다.
지난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질실효환율은 80대로 내려왔고 지난 달까지 6개월째 90선을 밑돌고 있다.
지난 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일본(66.33)과 노르웨이(72.7)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일본 엔화의 경우 지난 달 실질실효환율이 1973년 변동환율제 전환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의 실질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6.3% 뛰었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을 넘기도 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원화의 실질 구매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는 169.38로, 2월(145.88)보다 16.1% 올랐다.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가면서 이달 들어 환율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정세 불확실성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여전히 1470∼1480원 선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