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측과 만나려던 일정 취소”...미-이란 종전 협상 또 무산

아바스 아라그치(왼쪽) 이란 외무장관(왼쪽)이 25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샤리프 총리 엑스(X) 갈무리]


트럼프 “이동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낭비”
이란 외무, 오만 방문 뒤 26일 파키스탄 복귀해 협상단 재합류
당장 주말 협상 무산됐으나 재개 가능성도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은 양측의 치열한 신경전 끝에 또 무산됐다. 지난 11∼12일 파키스탄에서 열린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21일로 예상됐던 2차 협상도 불발된 가운데, 이번 주말 협상까지 무산되면서 대화 재개가 다시 불확실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서 이란 측과 만나려던 우리 대표단의 방문 일정을 방금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단 파견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이동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낭비되고 할 일도 많다”며 “게다가 그들의 ‘지도부’ 내부는 엄청난 내분과 혼란에 휩싸여 있어서 그들 자신을 포함해 그 누구도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주고받으려고 18시간이나 비행기를 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협상 진전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단을 파키스탄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 협상단의 파키스탄행을 취소하자마자 “10분도 안 돼 훨씬 더 나은 새로운 문서를 받았다”며 이란이 새로운 제안을 해왔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협상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한편 이란 국영 통신 IRNA에 따르면 미국과의 종전협상을 주도하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 복귀하기로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24일 소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파키스탄을 찾아 정권 실세인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을 만났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아라그치 장관은 종전과 관련한 이란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뒤 25일 오후 오만 순방 일정을 위해 파키스탄을 떠났다.

아라그치 장관이 애초 알려진 일정과 달리 파키스탄에 돌아오는 목적은 현재로서 불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이 대화를 원하고 파키스탄이 적극적으로 중재를 지속하는 만큼 종전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미국은 아라그치 장관과의 협상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특사를 파키스탄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1차 종전협상을 이끈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논의가 진전될 경우 협상단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