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늘까 무서워서’ 강남아파트 판 이들 중 44% 10년 초과 보유자였다 [부동산360]

올해 1~3월 서울 집합건물 매도 분석 자료
강남3구, ‘10년 초과 15년 이하’ 18.23%
서울 평균 10년 초과 보유자 비중 36.4%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신혜원 기자] 올해 1분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을 매도한 이들 중 10년 넘게 갖고 있던 장기보유자 비중이 약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1분기 20%대였던 강남3구 장기보유자 매도 비율은 2023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올 들어 40%선을 넘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말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를 예고하면서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매물 출회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주택 등) 매도자 중 10년 초과 보유자 비중은 36.4%로 집계됐다.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 비율이 16.7%로 가장 높고, 20년 초과 비율이 11.0%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32.8%)와 비교하면 10년 초과 장기보유자 매도 비중은 3.6%포인트 증가했다. 2020년(32.8%) 30%대였던 수치는 2023년 25.7%까지 하락했다가 2024년 28.4%→2025년 32.8%→2026년 36.4%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아 장특공제 혜택이 더 큰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의 경우 장기보유 매도 비중이 더욱 두드러졌다. 올 1분기 강남3구 집합건물 매도자 중 10년 초과 비율은 43.8%였다. 부동산 세제 강화 기조가 나타났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36.86%)과 2021년(31.23%)보다 높은 수치다. 2020~2025년까지 20%~30%대를 기록하던 강남3구 장기보유 매도 비중은 올 들어 40%대를 보였다. 보유기간별로는 10년 초과 15년 이하가 18.23%, 20년 초과 15.92%, 15년 초과 20년 이하 9.65% 등이었다.

이 같은 장기보유 매도 추이는 이 대통령이 연초부터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과 더불어 장특공제 개편, 보유세 강화 등을 예고하면서 집값 상승폭이 컸던 강남3구, 한강벨트 지역의 고령층 장기보유자를 중심으로 선제적 매도 움직임이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지적한 데 이어 최근에는 비거주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장특공제 점진적 폐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1주택자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을 것”이라며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지원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거주 최대 40%+보유 최대 40%’인 현행 공제율을 보유 부분만 조정한다면 오랜 기간 실거주한 이들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장특공제 개편 방향에 대해 비거주와 거주를 구분해 반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거주 기간에 대한 공제율을 최대 80%로 조정하는 보완책이 병행되지 않는 한 매물 잠김에 따른 거래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년간 집값이 크게 올라 차익이 큰 고가주택이 분포된 서울 주요 지역의 주택시장 영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함 랩장은 “장특공제를 개편하면 장기보유 매도 비중이 높은 강남권의 민감도가 서울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제도 자체가 차익이 커질수록 감면효과도 커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올 들어 세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강남권 고령 장기보유자들의 매도 수요가 증가해왔다”며 “장특공제 개편이 현실화되면 시행 직전까지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혜택이 축소되기 전에 매도하려는 매물이 일부 출회될 수 있지만 시행 이후에는 매물이 잠기고 관망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