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이제 ‘최소 보전선’ 생긴다…경매 결과와 무관하게 국가가 일부 보전

경매 결과와 무관하게 피해 하한선 설정
선지급 후정산 도입…무권계약 피해도 포함
개발 인허가 지원센터 신설로 사업 속도전

지난 2월 국회 정문 앞에서 전세 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전세 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손실을 일정 수준까지 국가가 보전하는 ‘최소보장제’가 도입된다. 피해 복구가 경매 결과에 따라 갈리던 구조를 손질한 것이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자가 경·공매 이후 돌려받은 금액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칠 경우 그 차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최소보장제 도입이다.

지금까지는 피해 주택을 공공이 매입한 뒤 경매 차익을 활용해 공공임대 10년 거주를 지원하는 방식이었지만 낙찰가 수준에 따라 피해 보상 격차가 컸다. 이번 개정으로 일정 수준의 회복선이 처음으로 설정된 셈이다.

신탁 사기 등 무권 계약 피해자에 대해서는 ‘선지급·후정산’ 방식도 도입된다. 최소보장금 일부 또는 전부를 경·공매 이전에 먼저 지급하고, 이후 절차가 끝난 뒤 국가가 정산하는 구조다. 지원금이 실제 피해자에게 돌아가도록 양도·담보 제공 및 압류를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경매 절차 역시 일부 완화된다. 최고가 입찰이 없을 경우 피해자가 최저 매각가로 우선 매수 신고를 할 수 있게 되고 공공주택 사업자에게는 경·공매 유예·정지 신청 권한이 부여된다. 촉박한 일정으로 매입이 어려웠던 문제를 보완하려는 조치다.

또한 공공이 경·공매 외 방식으로 피해 주택을 매입할 경우에도 취득세 감면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매가 끝난 뒤에도 주택을 확보하지 못한 피해자는 대체 공공임대주택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개정안은 피해자 지원과 함께 부동산 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려는 조치도 함께 담았다.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안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는 전담센터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행정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사 부담을 덜어주는 면책 규정도 도입했다.

피해 주택 매입 절차 개선 등 일부 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되며 최소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는 공포 6개월 후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