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석의 시선고정]‘장밋빛 미래’인가 ‘혈세 낭비’인가… 안갯속에 가려진 F1 인천 유치

유정복 시장, 선거 앞두고 승부수 던졌지만… 경제성·정치적 불확실성 증폭
박찬대 후보 회의적 반응, 정권 교체 시 ‘사업 전면 백지화’ 가능성 제기
찬·반 여론속 민선9기 인천시장 선거 쟁점으로 부상될 듯

6·3지방선거 민선9기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의 선거 결과에 따라 F1 인천 유치 추진이 어어질지, 아니면 죄초될지 결정될 전망이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추진 중인 ‘F1(포뮬러 원) 인천 그랑프리’ 유치 계획이 지역 사회를 찬·반 양론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를 인천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경제성 카드’로 내세우고 있으나,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과 불투명한 사업성으로 인해 F1 인천 유치 계획은 ‘진영 대립’ 양상에 직면하게 됐다.

“아직은 구상일 뿐”… 시민 혼란 가중시키는 성급한 발표

유 시장은 지난 21일 F1 인천 유치 경제적 타당성(B/C 1.45) 확보라는 기본 구상(안)을 바탕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시선은 싸늘하다. 법적 근거 마련은 물론, 기하학적인 수준의 예산 조달 방안조차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개최가 확정된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 시장이 구체적인 실무 검토보다는 ‘대형 이벤트’ 홍보에 치중하며 시민들에게 기본구상만을 갖고 기대감만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0여 일 남은 지방선거… F1의 운명은 ‘풍전등화’

무엇보다 이번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가장 큰 걸림돌은 코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다.

3선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유 시장(국민의힘)은 계속되는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게 큰 격차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시장이 교체될 경우 F1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민선 9기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찬대 후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F1 유치에 대해 “과연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F1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국 남는 건 ‘시민 혈세 낭비’뿐인가

이미 투입된 용역비 3억2000만원을 포함해 그동안 사업 준비 과정에서 소요된 행정력과 예산은 적지 않다.

만약 선거 결과에 따라 사업이 중단된다면, 이 모든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혈세 낭비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치밀한 예산 확보 계획과 여·야를 막론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대형 국책급 사업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좌초될 수 있다”며 “결국 무리한 ‘치적 쌓기’용 행정이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F1 인천 유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민간 프로모터 유치는 물론 법적 근거 마련, 이에 따른 기하학적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큰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갈 길 먼’ F1 인천 유치… 법적 근거 마련·프로모터 유치 등 과제 남아

인천시가 제시한 사업 구조 핵심인 민간 주최 운영사인 민간 프로모터 유치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국비 지원 근거가 될 ‘국제경기대회지원법’ 시행령 개정에 관한 절차도 남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 발표는 기본적인 구상만 알린 것”이라며 “대회 개최가 확정되려면, 프로모터 유치와 국비 지원을 위한 정부와의 관련법 개정 절차 및 심의 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시는 F1 인천 그랑프리를 개최하려면 최소 2300억원의 시민 혈세와 600억원 규모의 국비 지원을 예상하고 있다.

‘F1 개최 반대 인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21일 ‘F1=시민 혈세 탕진’이라는 핏빛 팻말을 들고 유정복 시장을 정조준했다.

50여개 인천시만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는 “수천억 원의 적자, 멈추지 않는 예산 낭비”라며 지난 2010년 전남 영암 F1 대회가 남긴 6000억원의 빚더미를 고스란히 인천의 미래에 덧씌우려 한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인천시가 내놓은 B/C 1.45라는 ‘눈먼 낙관론’을 ‘통계의 농간’이라 칭하며 F1 인천 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선심용 및 선거용 치적 쌓기인가… 그 배경에 관심

반면 인천시총연합회를 비롯한 9개 지역 주민단체는 “F1 인천 유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 단체도 같은날 성명서를 내고 “F1을 단순한 경주가 아닌, K-콘텐츠와 첨단 인프라를 결합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인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K-팝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인천이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세계적 허브를 통해 F1 그랑프리를 유치한다면, 이것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K-컬처 전도’의 결정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F1 인천 그랑프리 개최가 미래 먹거리를 향한 야심찬 도전이 될지, 아니면 선심성 및 선거용 ‘치적 쌓기’로 끝날지, 이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