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이란 드론에 당한 미군…‘트럼프 퇴짜’ 우크라 방공망 결국 도입

비싼 패트리엇 대신…우크라식 방공체계, 미군 기지 실전 배치
트럼프 반대 끝 결정…전쟁 경제학의 게임체인저 될까 주목

이란이 드론으로 파괴했다고 주장한 중동 미군기지 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의 자폭 드론(무인기) 공격에 대응에 어려움을 겪던 미군이 결국 우크라이나의 방공 기술을 도입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중동 내 핵심 군사 거점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우크라이나의 지휘통제 플랫폼을 실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군 장교들은 최근 몇 주간 해당 기지를 방문해 이란 드론 공습을 탐지하고 요격 드론을 운용하는 방법 등을 미군에 교육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맵(Sky Map)’으로 불리는 이 체계는 러시아의 공습에 대응해 4년 이상 운용되며 검증된 우크라이나의 실전 방공 플랫폼이다. 우크라이나는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건물 옥상 등에 설치된 약 1만개의 음향 감지기를 통해 이란제 자폭 드론의 위치를 추적해왔다.

샤헤드 드론이 내는 특유의 소음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해 드론 여부를 식별하고, 이를 레이더 정보와 결합해 비행 경로와 예상 타격 지점까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후 분석 결과는 디지털 지도에 표시되며, 인근 요격 부대가 출동해 기관총 사격 등으로 드론을 격추한다.

미군이 이 같은 체계를 도입한 배경에는 저가 드론에 고가 군사 자산을 잇달아 잃고 있는 현실이 반영돼 있다. 이란에서 약 640㎞ 떨어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는 지난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E-3 센트리가 이란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다.

AWACS는 떠다니는 지휘소, 고성능 레이더 기지로 불릴 정도의 첨단 항공기로 가격이 수천억∼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는 AWACS E-3 센트리뿐만 아니라 공중 급유기도 5대 이란의 공습에 파손된 것으로 전해진다.

고작 수천만원에 불과한 이란 드론 때문에 발생한 이 같은 사태는 이란이 구사하는 비대칭 전술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기술 전수 제안을 거부하다가 결국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 사람들 도움 필요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제의에 공개적으로 퇴짜를 놓은 바 있다.

미군의 우크라이나 방공망 도입은 요격 비용을 고려할 때에는 전쟁 경제학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중동 내 미국의 우방들은 드론 공습에 패트리엇과 같은 첨단 무기를 사용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란 자폭드론 샤헤드-136의 가격을 약 3만5000달러(약 5000만원), 패트리엇 최신형의 가격은 약 390만달러(약 58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이란의 드론 격추를 대체하게 될 경우 비용은 급격히 작아지고 이란의 비대칭 전술이 지배하는 소모전의 판세도 뒤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