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완성차 수출 급증이 상쇄
해운 실적 견인·비계열 확대 가속
선박 부족에 선대 확충 속도
유가 상승→운임 반영 ‘시차’
2분기 이익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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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을 앞둔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평택=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가 상승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단기적인 이익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매출 7조8127억원, 영업이익 5215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3.9%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유지했다.
가장 큰 변수였던 중동 리스크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선 물동량 중 중동 비중이 약 10% 수준에 그친다. 전쟁 여파로 선박 대기, 환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전체 실적에는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발 자동차 수출이 실적 방어의 핵심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중국 완성차 수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중국 완성차 업체(OEM) 중심 비계열 물량을 확대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특히 비계열 고객 확대는 사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고객 기반을 넓히면서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다. 건설기계·상용차 등 고수익 화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도 수익성 강화 요인이다.
해운 사업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그대로 성과로 이어졌다. 다만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선박 공급이 부족한 점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재 선박 운영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으로 선복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선대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약 97척을 운영 중인 가운데, 2분기부터 초대형 자동차선이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연말까지 총 6척이 추가 인도될 예정이며 일부 선박은 조기 도입도 추진 중이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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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을 앞둔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평택=이상섭 기자 |
수익성 측면에서는 단기 부담 요인이 분명하다.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 때문이다. 자동차선 사업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중반 수준으로, 최근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운임 반영 시점이다. 연료비 상승분은 고객사에 전가되는 구조지만, 통상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유병각 현대글로비스 CFO는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이익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상승분이 결국 운임에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일정 시점 이후에는 수익성이 회복된다는 판단이다.
물류 사업은 다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전기차(EV)와 대형 차종 운송 증가로 매출이 늘었지만,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약세로 해외 물류 성장세는 둔화됐다. 향후에는 중동 리스크로 인해 운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통 부문에서는 신흥국 조립공장향 반조립(CKD) 물량이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여기에 디지털 자동화 요소를 결합한 ‘스마트 KD’ 전환을 추진하며 사업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사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로봇 기술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 물류 거점을 중심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자동화뿐 아니라 향후 완성차 생산라인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중국발 수출 성장 흐름을 고려할 때 중동 리스크로 인한 물량 감소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공급망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면서 수익성과 성장의 균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