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난항, 24일 가처분결과 분수령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으나, 내부적으로는 노조 파업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외형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전향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근간인 ‘공급망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35% 급증한 수치로, 1~4공장의 풀가동이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호실적을 과거 수주 물량에 따른 결과물로 분석한다. 노조 파업이 현실화해 오는 5월 생산 일정에 실질적인 차질이 빚어질 경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DMO 산업은 고객사와의 약속된 납기를 준수하는 ‘중단 없는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파업으로 가동률이 하락할 경우, 글로벌 고객사와의 계약 위반에 따른 막대한 위약금 발생은 물론 지난 13년간 구축한 공정 품질에 대한 신뢰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조 파업 이슈가 글로벌 거점 확장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록빌 공장 인수를 완료하고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LGL)을 송도에 유치하는 등 현지 대응력을 높여왔다.
그러나 핵심 생산 기지인 송도 공장의 파업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경우, 글로벌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론자, 후지필름 등 경쟁사로 공급망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들여 쌓아온 시장 점유율을 경쟁사에 내어주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 K-바이오의 상징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부 진통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해외 경쟁사들에 반사이익의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노사 갈등이 단순히 내부 협상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전략 산업인 바이오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제시한 연간 매출 성장 가이던스 15~20% 달성 여부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는 향후 노사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업계 안팎의 우려에도 5월 1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이번 파업의 쟁점은 임금이다. 노조는 사측에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경영권에 대해서도 노사 합의를 거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측은 6.2%의 임금 인상안과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 등을 제안했다.
노사 갈등은 오는 24일 전후로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된다. 사측이 제기한 노동조합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