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신 이탈리아?”…트럼프 특사, FIFA에 월드컵 교체 출전 제안

파올로 잠폴리, 국제축구연맹에 직접 제안

“4회 우승 이탈리아, 대체 출전 정당성” 주장

이란 “참가 준비 완료”…기권설 일축

정치·안보 변수에 스포츠까지 흔들…FIFA “정치와 분리” 강조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조추첨 현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 특사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전쟁 여파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파트너십 특사인 파올로 잠폴리는 최근 FIFA와 백악관 측에 이 같은 구상을 전달했다. 잠폴리는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본선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4차례 월드컵 우승 경력을 가진 이탈리아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인 축구 강국이지만 최근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상태다. 잠폴리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제안에는 양국 관계 개선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최근 교황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며 관계가 흔들린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월드컵 참여를 계기로 외교적 긴장을 완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논란의 핵심은 이란의 참가 여부다. 이란은 이미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전쟁 이후 선수 안전 문제를 이유로 불참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특히 본선 경기 대부분이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점이 변수로 지목됐다.

다만 이란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토너먼트를 위한 준비가 돼 있으며 참가할 것”이라며 기권설을 일축했다. 국제축구연맹도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이란 대표팀은 확실히 참가할 것”이라며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FIFA 규정상 참가국이 기권할 경우 대체 팀을 선정할 수 있는 재량권은 존재한다. 실제로 과거 클럽 월드컵에서 예외적으로 출전권을 부여한 사례도 있다. 다만 본선 진출이 확정된 국가를 정치적 이유로 교체하는 것은 전례가 드물어 현실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