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국내 최초 해외 쇄빙전용선 수주

글로벌 특수목적선 시장 적극 진출
조선업 활약 역대 최대 실적 정조준
올해 매출·영업익 ‘80·8’조원 기대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스웨덴 쇄빙전용선의 조감도. [HD현대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조선소 최초로 해외에서 발주한 쇄빙전용선 수주에 성공했다. 주력 사업인 조선업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HD현대는 올해 역대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매출 80조원, 영업이익 8조원 달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핀란드 등 쇄빙선 강국과 경쟁에서 승리=HD현대중공업은 스웨덴 해사청(SMA)과 3억4890만달러(5148억원) 규모의 쇄빙전용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최초로 글로벌 쇄빙선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에 수주한 쇄빙전용선은 2029년 인도할 예정이다. 향후 스웨덴 발트해에서 쇄빙 지원, 선단 운항 지원, 예인 작업 및 빙해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북극항로와 북극해 개척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핀란드, 노르웨이 등 쇄빙선 강국들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입찰에서 가격경쟁력을 비롯해 납기, 기술력 등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스웨덴대한민국대사관과 코트라 스톡홀름무역관의 적극적인 지원도 수주전 승리에 한몫했다.

쇄빙전용선은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를 이동할 때 해수면의 얼음을 분쇄해 항로를 열기 위한 특수한 기능을 갖춘 배이다.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스웨덴 쇄빙전용선은 길이 126m, 배수량 1만5000톤 수준의 대형 선박이다. PC4 수준의 쇄빙 능력을 보유하고, 전기추진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PC4는 일반적으로 두께 약 1~1.2m 수준의 얼음을 연속적으로 쇄빙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미국은 지난해 쇄빙선 관련 예산을 약 9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또 캐나다, 핀란드와 손잡고 ICE 팩트(Pact)를 구축하는 등 극지 운항 능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4년 ICE 팩트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70~90척의 쇄빙선을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D현대중공업은 쇄빙선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쇄빙 기능이 필요한 글로벌 함정 및 특수목적선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목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대표)은 “이번 쇄빙선 수주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통한 사업 역량의 증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게 됐다”며 “기술력과 사업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특수목적선 분야 새로운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첫 매출 80조·영업익 8조 정조준=HD현대중공업은 쇄빙선을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선을집중적으로 수주하고 있다. 그 결과 HD현대중공업은 물론 HD현대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8030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2864억원) 대비 4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8% 늘어난 18조75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처음으로 연간 매출 80조원, 영업이익 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달성했던 실적 신기록(매출 71조2594억원, 영업이익 6조996억원)을 1년만에 경신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HD현대의 올해 매출·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79조9915억원, 영업이익 7조9093억원이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지만, HD현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주요 사업에서 여러 위기 요인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사업은 중국의 맹추격에 글로벌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실제 중국은 물량 공세에 힘입어 수주량 기준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고부가선에서 HD현대의 위상은 여전히 높지만, 중국이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대표 캐시카우(주수익 창출원)인 정유 사업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운송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HD현대는 과감한 투자로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선 동남아 투자를 확대한다.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에 선박 건조 물량을 확대,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HD현대는 HD현대필리핀조선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연간 1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의 건조역량은 2029년 연간 20척, 향후에는 30척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신규 조선소 설립을 추진한다.

정유사업을 맡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연료 등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테넷에쿼티파트너스와 손잡고 국내 최대 바이오디젤 원료 생산 기업인 대경오앤티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영대·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