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硏 “사모 신용 리스크 확대 시 금융권 전이 및 고금리 주의”

중동 전쟁 장기화 따른 글로벌 사모신용 리스크 가능성


[NH농협지주]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사모 신용(Private Credit)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NH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아직은 질서 있는 조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동 분쟁 격화로 점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사모 신용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주목해야 할 5대 핵심 요인으로 ▷은행권 전이 및 고금리 ▷AI 섹터 부실화 ▷PIK(현물지불) 비중 상승 ▷바이아웃 부진 ▷NAV(순자산가치) 파이낸싱 등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금리 환경에서 실행된 사모 신용 대출 대부분은 ‘변동금리’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이후 금리 상승으로 차입 기업들의 이자 및 차환 부담이 가중됐다. 현재 차입 비용은 2021년 대비 약 55%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 섹터 부실화도 우려되는 지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말 기준 사모 신용 대출의 19%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집중됐는데, AI가 SaaS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해당 기업들의 담보 가치와 수익성이 동시에 타격받고 있다.

이자를 현금 대신 원금에 가산해 만기에 일괄 상환하는 ‘PIK(Payment-in-Kind)’ 비중이 높아지는 점도 위험 신호다. 당장은 연체율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PIK가 누적되면 실질적인 부실이 뒤로 밀리거나 은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링컨 인터내셔널(Lincoln International) 조사에 따르면, 사모 신용 대출 중 PIK 비중은 2021년 4분기 7%에서 2025년 4분기 11%까지 상승했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시장의 침체 역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미매각 자산이 쌓이면서 사모펀드 운용사의 유동성 제약이 커지고, 이는 결국 사모 신용 시장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펀드가 보유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NAV(순자산가치) 파이낸싱’도 불안 요소다. 자산가치가 하락해 담보인정비율(LTV) 약정을 위반할 경우, 은행의 추가 담보 및 상환 요구가 이어지며 사모펀드 위기가 은행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사모 신용 대출 기업 부실이 펀드 환매 급증, 은행의 추가 담보 요구, 펀드 유동성 부족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 우려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사모 신용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5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6대 금융시장 리스크 증폭 채널’ 중 하나로 사모 신용을 지목하며, 분쟁 장기화 시 국채 시장과 신흥국, AI 인프라 등과 맞물려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