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스 환급율 상향에 정부 877억 원 투입하지만 지방은 ‘그림의 떡’[세종백블]

‘K-패스 이용한 적 있다’ 수도권 40%대…강원·춘천·전라 20% 밑돌아
‘정액형’ 할인한 ‘3만원 반값패스’ 출시…출퇴근 분산 시간대 50% 환급


K-패스[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1900억 원을 투입해 K-패스(모두의 카드) 환급률을 6개월 간 최대 50%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수도권을 제외하면 K패스 이용 경험률이 20%를 밑도는 지역이 대부분으로 이런 혜택이 지방에는 ‘그림의 떡’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기후정치바람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 전국 17개 광역시도 만 18세 이상 1만 7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K-패스 이용 경험’을 묻는 문항에 서울과 부산, 인천, 광주에선 35% 이상 ‘이용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도 단위에선 20%를 밑도는 지역이 6곳이나 됐다. 이용 경험률이 가장 낮은 강원(14.0%)과 충북(16.7%)에선 ‘도내 시·군 경계를 이동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하다’는 응답자도 각각 57.9%와 49.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대중교통이 뜸하거나 닿지 않는 ‘교통 사막’에 사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응답형 버스를 운영하는 지방정부가 늘고 있다.

수요응답형 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대신 이용자가 호출하면 그때그때 경로를 바꿔 운행하는 버스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사업 또한 이용 경험률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경기 똑버스를 ‘이용한 적 있다’는 응답자는 13.1%, 충남 마중버스는 9.6%, 전북 마중버스도 7.1%에 그쳤다. 동시에 관련 문항이 있는 모든 지역에서 60~70%대의 응답자가 ‘수요응답형 버스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답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냈다.

오용석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교통 부문의 구조 전환을 요구하는 시민 수요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 공급 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대중교통과 수요응답형 교통 확대에 대한 높은 지지와 달리 실제 이용 경험은 낮게 나타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오 부소장은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지원을 넘어 지역 맞춤형 교통 인프라 확충과 정책 지원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26.2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되고 있다.[연합]


한편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패스 지원 예산은 1900억원으로 정부 원안보다 1000억원 증액됐다. 일정 금액을 미리 내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정액형’의 가격을 절반 이상 할인한 ‘3만원 반값패스’가 출시된다.

대중교통 이용금액의 20% 이상을 환급해 주는 ‘K-패스 기본형’은 일반 이용자의 경우 현재 이용금액의 20%를 환급받고 있지만, 애초 정부안은 이용 금액의 일부를 돌려받는 ‘환급형’ 이용자에게만 50% 할인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원 대상을 확대해 시차출퇴근 시간대(오전 5시 30분~6시 30분, 오전 9시~10시, 오후 4시~5시, 오후 7시~8시)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급률을 50%까지 환급을 받을 수 있다. 환급은 4월 대중교통 이용분부터 소급적용해 5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