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조세지출 800조 돌파…늘어나는 ‘의무지출’에 재정 경고등

추경 반영 지출 753조…내년 800조 시대 가시권
조세지출 80조 ‘역대 최대’…감면 구조도 급팽창
교육교부금 등 경직성 확대…“구조개혁 없인 지속 불가”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26.2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통과된 뒤 정부를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가채무 증가 속도와 맞물려 중앙정부의 재정지출과 조세지출을 합친 ‘정부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섰다.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확대와 세제 감면 구조가 동시에 불어나면서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대한민국 조세’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 기준 정부지출 규모는 80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재정지출이 728조원으로 90.0%를 차지했고, 조세지출은 80조5000억원으로 10.0% 수준이다.

특히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서 재정지출은 753조원까지 확대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1.8%에 달한다.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내년에도 지출 규모는 800조원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지출 구조다. 연금·의료 등 고령화 관련 비용이 빠르게 늘면서 의무지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의무지출 10%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지만, 복지지출 비중이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조정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제 감면으로 대표되는 조세지출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조세지출은 지난해 76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80조5000억원으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세액공제·감면은 재정지출과 유사한 효과를 내지만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 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일몰 예정 조세지출은 59건, 규모는 4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43건(3조8000억원)은 적극 관리 대상으로, 나머지 16건은 잠재 관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재정 경직성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되며 세수와 연동돼 자동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재원이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세수가 늘면 일정 부분을 교육 재원으로 자동 배분하도록 한 구조의 경직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추경으로 교육교부금이 4조8000억원가량 증액된 점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전문가들은 재정지출과 조세지출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개혁 없이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출 구조조정을 제대로 했다면 총지출 증가 속도는 둔화됐어야 한다”며 “교육교부금 등 경직적 지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