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널뛰기 장세에…MMF 255조 사상 최대, 뭉칫돈 향방 주목 [투자36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제임스 S. 브래디 기자회견장에서 이란 분쟁에 대해 연설하며 총을 쏘는 시늉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동발 전쟁 확산 우려가 휴전 협상 연장으로 일단 진정된 가운데, 단기 대기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8일 6% 넘게 급등한 상황에서 직전까지 쌓인 대규모 자금이 다시금 시장으로 유입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MMF는 단기 국채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자금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대기자금’ 성격을 띤다. 최근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자금을 보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9일 코스콤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7일 기준 255조59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인 6일 254조3559억원에서 하루 만에 1조2413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달 3일 250조1919억원으로 사상 처음 250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최근 중동발 불확실성이 증시를 크게 흔든 구간과 맞물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한 이후 시장에서는 군사 충돌 가능성과 협상 타결 기대가 교차하며 증시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다.

이달 MMF 설정액은 지난달 31일과 비교하면 불과 일주일 만에 28조3502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227조원에서 1일 232조9865억원, 2일 245조6335억원, 3일 250조1919억원, 6일 254조3559억원, 7일 255조5972억원으로 불어났다. 연초(1월 2일·200조9963억원) 대비 증가 폭은 54조6009억원에 달한다.

증시대기자금 확대는 중동발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했다가 완화되는 과정과 맞물렸다. 김희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안 합의로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급격히 회복됐다”며 “대부분 업종이 상승하는 등 시장 전반의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8일 국내 증시도 위험선호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며 반등 국면으로 전환됐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75.95포인트(6.84%) 오른 5870.73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날 증시에서 개인은 7조4043억원을 순매도하며 단기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에 나섰다. 7조원 넘는 뭉칫돈이 시간 차를 두고 증시로 유입돼 증시 상승 동력을 형성할 지 주목된다.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안도 심리는 일정 부분 제한되는 모습이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5.89포인트(0.78%) 내린 5826.45로 개장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 의회 의장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두고 미국과의 ‘2주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비판하고,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다시 제한되며 유조선들이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 유가가 반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현재 2.84% 상승해 배럴당 97.0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WTI는 16% 넘게 급락했으나,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