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맘’ 죽음 몰고 간 불법 사채업자 징역 4년, 법정구속 [세상&]

재판부 “경제적 약자 대상으로 한 가혹행위”

지난해 9월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선 불법추심 피해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30대 싱글맘에 대한 추모식이 열렸다. [독자제공]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법정이자율의 100배를 훌쩍 넘는 초고금리를 적용해 돈을 빌려주고 가혹한 독촉 끝에 30대 싱글맘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채업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김회근 판사는 8일 대부업법·채권추심법·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6) 씨에게 징역 4년과 717만1149원 추징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는데, 재판부는 이날 보석을 직권 취소하고 그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제적 약자인 채무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이용해 연 1233%에서 6083%에 이르는 고율의 이자를 부과했다”며 “변제가 이뤄지지 않자 채무자들과 그 관계인들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해 불안감을 유발하게 하고 협박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채권추심 과정에서 한 일련의 행위는 한 사람이 생을 포기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가혹한 것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 자체에 대해 더욱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일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어린 아들을 양육하는 사정 등을 참작 사유로 반영했다.

서울북부지법 [헤럴드DB]


김씨는 2024년 7월부터 11월 사이 대부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돈이 필요한 6명에게 모두 1760만원을 빌려주고 법정이자율을 크게 웃도는 이자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채무자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자 채무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며 불법 추심을 저질렀다.

그에게 돈을 빌린 뒤 지속적인 추심에 시달리던 30대 여성 심모 씨는 2024년 9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언론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심씨는 생전 서울 성북구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며 딸과 부친을 부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그는 당시 최후진술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에 대해 너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두 번 다시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고 가족만 보며 열심히 살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법정에는 고인의 지인들이 방청석을 메웠다. 선고가 끝나자 일부 방청객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