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글로벌 공급망 불안 영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 달 넘게 이어진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면서 우리 경제 전반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을 보였던 우리 경제는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
| 지난달 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 |
전쟁 발발 초기였던 전달에는 ‘경기 하방 위험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한 달 만에 ‘위험 확대’를 명시하며 하방 압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현재까지는 내수와 수출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1~2월 평균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해 증가폭이 확대됐고, 서비스업 생산도 3.3%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투자 호조에 힘입어 9.3%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는 부진 속에서도 감소세가 완화됐다.
수출 역시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라 ICT 품목을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3월 일평균 수출액이 41.9% 늘었고, 반도체(140.5%)와 컴퓨터(176.6%)가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KDI는 “3월 들어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급등으로 전월(2.0%)보다 소폭 높은 2.2% 수준을 기록했다. 아직까지는 물가안정목표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중동 전쟁 영향이 파급되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KDI는 전망했다.
아울러 유가 상승 여파가 물가에 점차 반영되면서 향후 소비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107.0)는 여전히 기준치(100)를 웃돌고 있지만 전월(112.1)에 비해서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KDI는 투자와 수출 여건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비투자는 불확실성 확대로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으며, 건설투자 역시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도 대외 수요 축소로 향후 여건이 다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유가 상승 지속 가능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