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보는데” 병아리 산 채 먹이로…구미 동물원 동물학대 논란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는 경북 구미시 동물원. [JTBC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구미의 한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된 채 학대에 가까운 처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보는 앞에서 살아있는 동물이 먹이로 제공되기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동물원에는 100여마리의 동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돼 있었다.

좁은 케이지에 갇힌 원숭이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철창 안 고양이는 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도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하이에나는 자신의 배설물을 먹기까지 했고, 호랑이는 입을 벌리고 혀를 내민 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사자는 우리 안을 끝없이 맴돌았는데, 이는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정형행동이다.

악취와 배설물이 뒤섞인 조류관에서는 앵무새가 “안녕, 사랑해, 대한민국” 등의 혼잣말을 반복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지능이 높은 앵무새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자해를 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는 경북 구미시 동물원. [JTBC 보도화면 캡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린이들이 병아리를 만져볼 수 있게 체험 공간을 마련해 놨으나, 이렇게 쓰다듬던 병아리는 이후 살아있는 상태로 뱀의 먹이로 제공됐다. 심지어 병아리가 산 채로 잡아먹히는 장면은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노출됐다. 현행법상 살아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는 행위는 불법이다.

해당 동물원에는 1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지만 관리 인력은 단 3명에 불과했다. 결국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에는 조류독감 항원이 검출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동물을 직접 국내외에서 사들였다는 동물원 대표는 “동물이 좋아서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캥거루에 대한 지적에는 “호주에서도 그렇게 많이 뛰지 않더라”고, 살아있는 동물을 먹이로 제공한 대해서는 “죽으면 주는 것”이라고 답변을 얼버무렸다.

이러한 상황에도 이 동물원은 환경부 지정 ‘생물다양성 관리기관’으로 등록된 상태다. 형식적인 법적 기준은 충족하고 있어 지자체의 강제 개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미시는 행정지도를 통해 시설 개선을 권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