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지옥<주가 20만원→118만원→60만원> ’ 삼천당제약…결국 블록딜 철회

코스닥 ‘황제주’ 등극 나흘만에 급락
‘정보 비대칭’ 과도한 기대감에 흔들
2500억 규모 대표 지분 매각 철회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믿기 힘든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때 주당 110만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까지 등극했으나, 순식간에 고점 대비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경구 인슐린 기대감으로 급등했으나 연구 역량 등에 논란이 일면서다. 이에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대규모 지분 매각(블록딜) 계획 철회를 밝히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공시했던 2500억원 규모 블록딜 계획을 철회했다고 6일 밝혔다. 전 대표는 취소 배경으로 시장의 불신 확산과 주주 가치 훼손을 꼽았다.

전 대표는 “계약 내용에 대한 허위 사실이나 부풀리기는 전혀 없었는데도 부정적인 의혹 제기가 지속되며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을 대표이사로서 방치할 수 없었다”며“개인적인 재무 이행보다 회사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블록딜 철회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블록딜 취소 구체적 경위, 미국 계약 실체 등 주요 현안을 설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 기준 23만2500원에서 지난달 30일 118만4000원으로 무려 409.2% 급등, 역대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삼천당제약이 시장의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달 19일 회사가 경구 인슐린의 유럽 임상 1·2상 시험계획서(IND) 제출 완료를 공시하면서다. 이에 주가가 급등, 코스닥 시총 1위를 지켜온 에코프로를 제치고 대장주로도 등극했다.

이후로도 계속 상승세를 기록,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황제주(주당 100만원)’에 올랐다. 30일까지 계속 상승세를 보였던 주가는 이튿날 돌연 82만9000원까지 급락했다. 이어 이달 1일 74만4000원, 2일 60만9000원으로 수직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에 대한 의구심 확산을 주가 하락 배경으로 본다. 약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계약임에도 파트너사가 공개되지 않은 점, 초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금액이 비교적 낮은 점, 통상적인 제약·바이오 업계와 다른 수익 배분 구조 등이 투자자 불신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가 삼천당제약에 대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한 데 이어, 1일 삼천당제약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며 시장의 혼란은 더 커졌다.

불성실공시 지정과 관련, 회사 측은 “당사 실적 전체에 대한 결함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독점 계약에 대해서는 “미국 본계약서에는 10년간 15조원 규모의 ‘구속력 있는 매출 전망(Binding Sales Forecast)’이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바이오 분야의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을 문제로 지적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임상 성공 여부나 계약의 세부 조항(수익 배분율 등)에 따라 기업 가치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창구가 없다 보니 과도한 기대감이 쏠리며 주가 급등락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