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시장, 선거 앞둔 임기 막판 송도 국제학교 협약
반복되는 ‘선거 직전 국제학교 협약’
장기 정체 사업, 선거 앞 급가속… ‘치적쌓기’인가
기준·절차·시점 모두 흔들… 국제학교, 정치 한복판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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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송도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사전협약을 맺은 영국 럭비스쿨 교정에서 니콜라스 베이컨 이사장, 개러스 파커 존스 교장과 교정을 둘러보고 있다.[인천시 제공]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국제학교 유치 논란의 마지막 퍼즐은 ‘시점’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6·3지방선거 3개월을 앞둔 지난 2월 영국을 방문해 럭비스쿨(Rugby School)과 송도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사전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정책 추진 배경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게 하고 있다. 정책의 기준과 과정에 이어 이제는 추진 시점까지 의문스럽다는 여론이 나온다.
이번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6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진용 청장은 당시 총선 출마를 앞두고 송도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홍콩에서 영국 해로우스쿨(Harrow School)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우리나라 국제학교 설립과 관련한 현행법 위반 논란, 비영리 외국교육기관(본교)이 아닌 프랜차이즈 기업과 협약 체결, 1년 만에 무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당시 협약은 정책이 아닌 선거용 ‘성과 만들기였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국제학교 유치, ‘왜 하필 지금인가’
인천 국제학교 유치는 수년간 뚜렷한 진전 없이 정체돼 왔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인천시장 영국 방문 ▷국제학교 협약 체결 ▷사업 추진 급가속 등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는 ‘정치 일정과 맞물린 결정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유 시장은 지난 4년간 송도와 영종에서 국제학교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던 유 시장이 임기 말에 갑자기 국제학교 유치에 직접 나선 것을 놓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유 시장은 그동안 영종 국제학교 공모 논란, 영종 주민 반발, 공모 절차적 문제 제기 등이 이어졌음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외국 대학 유치에는 직접 나섰던 것과는 달리, 유·초·중·고 국제학교 행정에는 사실상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선거 직전에 영국을 방문한 것은 정책의 필요가 아닌 정치적 판단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선거를 앞둔 유 시장의 국제학교 챙기기는 3년 전 김진용 인천경제청장과 같은 상황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총선 출마 당시 선거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지난 2023년 당시 김 청장이 체결한 송도 국제학교 해로우스쿨이 우리나라 현행법인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적법하지 못해 논란이 1년 간 지속되다가, 결국 MOU 연장이 되지 못해 무산됐다.
국제학교는 ‘비영리 외국교육기관(본교)이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행법대로라면, 김 청장은 영국 해로우스쿨 본교와 사전협약을 맺었어야 했다.
그런데 영국도 아닌 홍콩에 가서, 본교도 아닌 해로우스쿨 학교명으로 아시아권에 학교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라이센스 권한을 가진 중국 프랜차이즈 영리기업과 협약을 체결했다.
결국 비영리 외국교육기관이 아닌 중국 영리기업과의 협약 체결로 현행법에 적법하지 못하자, 송도 국제학교 유치는 1년 만에 무산된 것이다.
당시 상황이 이지경인데도, 국제학교 최고 결정권자인 유 시장은 잘못된 국제학교 행정과 과정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당시 총선 출마를 앞둔 시점에서 김 청장은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교육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현행법에 적법하지 않더라도 청장직을 떠난 총선 후의 일이기 때문에 재직 당시 ‘국제학교 협약’이라는 실적만 있으면 된다는 속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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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3년 6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홍콩에서 송도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영국 해로우스쿨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의 모습<위>과 총선 출마 당시 해로우스쿨 유치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홍보물<아래>. |
마침내 총선에 나선 김 청장은 자신이 이뤄낸 송도 국제학교 해로우스쿨 유치를 반드시 해내겠다고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총선을 위한 자신의 ‘치적쌓기’였음을 보여준 것이다.
‘침묵하다가 돌연 등장’… 행정 책임 논란
유 시장도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인천시장 선거 3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국제학교 유치를 직접 챙기는 모습은 김 청장과 같이 선거를 위한 자신의 ‘치적쌓기’로 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난 4년 동안 송도나, 영종에서 국제학교 유치 문제로 논란이 지속됐을 때 무관심으로, 영종 주민들의 반발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유 시장이였기 때문이다. 국제학교 유치 최종 결정권자인데도 복지부동이었다.
외국대학 유치는 직접 나서기도 했지만, 유·초·중·고 국제학교 행정을 직접 챙기는 모습은 이번 영국 출장 외에는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다.
유 시장의 임기 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국제학교 유치를 놓고 정치권 한쪽에서는 ‘글로벌 학교 유치 성과’라고 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선거를 앞둔 전형적인 성과 만들기’로 판단하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유 시장이 갑자기 영국으로 가 국제학교 업무를 직접 챙겼다는 것은 선거를 앞둔 시점으로 볼 때 누가보아도 정치인 눈에는 자신의 ‘성과 만들기’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며 “아이들의 교육 정책이 선거로 이용되는 도구가 되면 되겠느냐”고 언급했다.
일각에서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학교가 들어오는지’가 관심이었다면, 지금은 ‘왜 이런 방식으로 결정됐는지’가 핵심이 됐다.
이는 정책 신뢰의 기준이 ‘결과’에서 ‘과정과 배경’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정책은 일관된 기준, 투명한 절차, 납득 가능한 과정속에서 추진될 때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지금 인천 국제학교 유치는 기준이 흔들리고 절차가 의심받고 시점까지 논란이 되면서 더 이상 정책으로만 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바로 그 지점에서 정책은 정치가 된다.
누구를 위한 교육 정책인가
영종 국제학교의 경우 공정하지 못한 공모 문제로 본안 소송 중이다.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내려질지 모르겠지만, 특정 학교를 위한 불공정한 증거물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공모에 문제가 있다고 판결이 난다면, 유 시장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은 뻔하다.
송도 국제학교 유치 사전협약 및 영종 국제학교 업무협약 등의 성과가 오히려 인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치명적인 실수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투지자를 위한 와국인 정주여건 및 아이들 교육의 미래가 걸린 국제학교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계속 벌어진다면, 진정한 국제학교 유치는 기대할 수 없다.
이처럼 인천 국제학교 논란은 이제 더 이상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이며 동시에 ‘정치의 문제’로 기울어지고 있다.
기준 없는 정책, 흔들린 절차, 논란의 시점까지 겹친 지금, 시민들이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국제학교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