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적 수사 성과 못내고, 엡스타인 파일 의혹 키워
집권 2기 들어 두 번째로 각료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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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팸 본디 법무장관(사진)을 전격 경질했다. 현 법무부 부장관인 토드 믈랜치가 당분간 장관대행을 맡게 된다. 이는 집권 2기에서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부 장관에 이은 두 번째 장관 교체다. [AF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팸 본디(60)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는 트럼프 2기 집권기에서 두 번째로 장관을 해임한 사례다. 본디 장관의 경질에 대해 법무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트럼프 정적 수사’가 못 미덥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던 ‘엡스타인 파일’ 대응이 미흡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팸은 위대한 미국의 애국자이자 충실한 친구로서, 지난 1년 동안 법무장관으로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 왔다”며 “전국적인 대규모 범죄 단속을 주도하며 탁월한 성과를 거뒀고, 그 결과 살인 사건 발생 건수는 19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팸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민간 부문의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새로운 직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라며 “법무부 부장관이자 매우 유능하고 존경받는 법률 전문가인 토드 블랜치가 법무부 장관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장관의 해임을 발표하기 하루 전엔 지난 1일에 연방대법원에 나가 출생 시민권 위법 구두변론을 방청하면서 본디 장관과 동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디 장관을 경질하면서 비교적 우호적인 표현을 썼지만, 그가 2기 집권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지난해 2월부터 본디 장관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는 전언이 나온다.
당시 본디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에 대해 문답을 하다가 “지금 검토를 위해 내 책상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 발언으로 고객 명단이 존재한다는 인상을 줬다는게 불만의 요지다. 엡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가깝게 교류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비난을 받아왔는데, 이 의혹을 부풀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이후 법무부 차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政敵) 수사가 잇달아 어그러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정적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상원의원,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등을 기소하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나 무리하고 성급한 기소로 인해 절차적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코미 전 국장과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에 대한 기소는 법원에서 기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 제거를 위해 법무부를 사적 제재에 동원했다는 비판만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 보호를 명목으로 상당수의 파일을 비공개했다가 비판이 일자 이후 일부를 공개하는 등 잡음이 잇따랐다. 하원 감독위원회 공화당 의원 5명이 본디 의원 소환에 찬성할 정도로 당내 지지를 잃었다.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 자리는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이 당분간 대행하게 된다. 블랜치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호인이었던, 최측근 인사다.
현지 매체들은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주목했다. 그는 환경보호를 위해 마련된 각종 규제를 앞장서서 폐지하며 ‘환경 문제는 사기’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해왔다.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장관이 경질된 것은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부 장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놈 전 장관은 이민단국의 과잉 단속 논란으로 인해 지난달 해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