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군, 2∼3주내 떠날것…호르무즈,우리 일 아냐”

“곧 떠나면 유가 폭락”…전쟁 종료 시점 2~3주 언급

협상 없이도 종료 가능…“이란 핵 못 갖게 하면 끝”

호르무즈 해협 “우리 일 아냐”…동맹에 부담 전가

휘발유 4달러 돌파 속 경제 부담 의식한 발언

“합의 가능성도 있지만 짧은 시간 내 끝낼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사우스론을 지나 이동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료 시점을 “2~3주 이내”로 제시하며, 협상 여부와 관계없이 군사작전을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미국의 책임에서 사실상 배제하면서 ‘일방적 종전’ 구상을 시사했다.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아주 곧 떠날 것”이라며 “아마도 2주에서 3주 이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해야 할 모든 일은 이란을 떠나는 것”이라며 “그러면 유가는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아직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떠난다’는 발언은 공습 등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전쟁을 종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합의가 없더라도 자체 판단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들(이란)은 나와 합의를 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그들을 크게 후퇴시키고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면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장기간 석기시대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종전 합의 여부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이 설정한 군사 목표 달성만으로 전쟁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우리는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프랑스나 다른 나라가 석유와 가스를 원한다면 직접 가서 가져가면 된다”며 “그들은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협 안전 확보 책임을 동맹국들에 넘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최근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도 맞물려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며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쟁 장기화가 물가와 소비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조기 종료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뉴욕증시 상승을 언급하며 “미국은 안전하고 이란에서는 정권교체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작전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가 교체된 상황을 ‘정권교체’로 규정해왔다.

다만 협상 여지는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합의를 원하기 때문에 협상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은 나보다 더 합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꽤 짧은 시간 내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상 상대인 이란 지도부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고 급진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전쟁 종결 조건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