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 사유’ 미달 34건으로 가장 많아
30일까지 재판소원 사건 접수 총 256건
24일에도 지정재판부서 26건 각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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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헌법재판소가 31일 재판소원 사전심사에서 심리한 사건 48건을 모두 각하했다.
헌재는 이날 지정재판부가 재판취소 헌법소원 사건 48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 사건은 헌재 9인의 재판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되지 않고 3인의 지정재판부에서 마무리됐다. 헌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개정 헌재법 시행 이후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전날(30일)까지 총 256건이다. 현재까지 전원재판부로 회부된 사건은 없다. 앞서 지정재판부는 지난 24일에도 재판취소 사건 26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날 각하된 사건들을 사유별로 살펴보면 ‘청구사유’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경우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구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는 11건, ‘기타 부적법’ 7건, ‘보충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는 1건이다.
헌재법상 재판소원의 ‘청구사유’는 확정된 법원의 재판이 ▷헌재의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등이다. 헌재법은 이들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에 한정해 재판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청구사유 요건 미달로 각하된 다수의 사건과 관련해 “청구인이 각 호의 사유를 갖췄다고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주장하거나, 형식적으로는 위 각 호에 관한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 실질이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원의 재판으로 인해 침해됐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면, 그러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재법 각 호가 정한 청구 사유를 구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청구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건은 헌재법이 정하고 있는 재판소원 청구 기한인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다. 이날 헌재가 공개한 한 사건의 경우 대법원 심리불속행 판결이 송달돼 확정된 1월8일로부터 30일 이상이 경과한 이달 12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는 이유로 사전 심사 단계에서 각하됐다. 해당 사건의 청구인은 재판소원 청구가 개정 헌재법이 시행된 이달 12일 전까지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해당 사유만으로는 청구 기간 도과에 있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헌재는 다른 법률적 구제 절차가 있는데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에 대해서는 ‘보충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각하한다. 헌재는 이날 보충성 요건을 채우지 못해 각하된 한 사건과 관련해 “하급심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 및 상고를 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그런데 청구인은 심판대상판결에 대해 항소한 뒤 해당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