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물 폭탄’에 파업 리스크까지…‘17만전자’도 무너졌다 [투자360]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지난달 말 장중 22만원선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 달 만에 급락하며, 31일 장중 17만원선이 붕괴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I 등 그룹주 모두 장 초반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구글의 ‘터보퀀트’ 악재를 맞아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가운데, 그룹에 파업 전운이 감돌며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주가는 모두 4%대 하락을 기록 중이다. 삼성SDI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2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17만원 선을 넘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후 중동사태와 터보퀀트 악재로 흔들렸지만 종가기준으로는 단 한 차례도 17만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세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동반 파업 이슈마저 불거지며 종가 17만원선도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선 기준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경쟁사 이상의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제도 변경을 통해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영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임금 인상 14%와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3년간 자사주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룹 내 시총 1·2위인 두 회사가 파업에 나설 경우 그룹사 전반으로 파업 분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 여기에 파업이 본격화해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주가 역시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외국인들은 역대급 매물 폭탄을 던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약 16조2556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달 초만해도 50%를 넘었던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전날 48%대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역시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7일 1281조6016억원에서 전날 1043조6321억원으로 18.6% 줄었다. 이날 장 초반에는 시가총액 1000조원대가 무너져, 995조원대까지 떨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반도체주 급락을 초래했던 터보퀀트 사태 여진의 진정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며 “주중 터보퀀트의 긍정적인 내러티브와 부정적인 내러티브 간 공방전이 되겠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