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플라스틱·섬유 등 제조업 직격
중동전쟁 관련 중기피해·애로 42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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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안산시의 한 중소기업 대표가 가격이 폭등한 알루미늄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 [연합] |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개전 한달을 넘어가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구체화 되고 있다. 당장 4월부터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고, 정부 ‘피해 접수’ 신고건수는 400건이 넘었다. 이 와중에 후티 반군은 ‘홍해 봉쇄’를 선언했다. 경제적 피해가 유가 상승을 넘어 전세계 물류 대란으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늘고 있다. 홍해는 한국에서 출발한 유럽향 수출 선박의 통로인 수에즈 운하를 끼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중소기업 305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4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4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80.8로 전월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100을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은 88.1에서 80.7로 7.4포인트 떨어졌고, 비제조업은 80.0에서 80.8로 0.8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 가운데 건설업은 70.3에서 68.8로 1.5포인트 내렸고, 서비스업은 81.9에서 83.2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체감 악화가 더 뚜렷했다.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제품은 86.6에서 69.4로 17.2포인트 떨어졌고, 섬유제품은 88.4에서 72.1로 16.3포인트,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은 90.4에서 74.1로 16.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반면 음료는 87.2에서 91.9로 4.7포인트,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는 90.5에서 94.8로 4.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제조업 23개 업종 중 18개 업종의 전망이 전월보다 악화됐다.
항목별로는 전산업 기준 내수판매 전망은 82.0에서 81.3으로, 수출은 86.0에서 85.0으로, 영업이익은 77.4에서 76.5로, 자금사정은 80.3에서 80.0으로 각각 하락했다. 3월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매출 부진’이 49.0%로 가장 많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37.9%, 업체 간 경쟁 심화 31.7%, 인건비 상승 30.3%가 뒤를 이었다. 제조업 현장의 가동률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2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6%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자료와 최근 국제시장을 종합하면 충격 강도는 더 커졌다. 브렌트유는 중동전쟁 직전인 2월 27일 배럴당 72.5달러였지만 3월 31일 아시아장에서는 116달러선을 넘나들었다. 두바이유는 2월 27일 71.2달러에서 3월 30일 두배가 넘는 169.75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한국 정부는 유가가 120~130달러대로 더 오를 경우 일반 국민 대상 차량 운행 제한까지 검토하고 있다.
당장 비상이 걸린 것은 물류비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월 27일 1333.11에서 3월 20일 1706.95로 오른 데 이어, 3월 27일에는 1826.77까지 상승했다. 3월 20일 대비 119.81포인트, 7.02% 오른 수치다. 중동 노선 운임도 3월 초 1TEU당 2287달러로 전주보다 72.3% 급등한 데 이어, 3월 하순에는 3300달러대로 치솟았다. 이같은 물류비 상승엔 ‘홍해 봉쇄’는 포함되지도 않은 수치다. 후티 반군이 선언대로 ‘홍해봉쇄’를 실행에 옮길 경우 한국에서 출발한 수출 선박은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지나야 유럽항 도착이 가능하다.
현장 피해 접수도 본격적으로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2시 기준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접수는 422건으로, 3월 25일 정오 기준 379건보다 43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피해·애로는 284건, 발생 우려는 79건이었다. 피해 유형은 운송 차질이 59.9%로 가장 많았고, 계약 취소·보류 35.6%, 물류비 상승 33.8%, 대금 미지급 25.4% 순이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