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도 안방서 흔들렸다”…중국車, ‘가격’서 ‘기술 경쟁’ 으로 판 바뀐다

중국 내수 점유율 급락
BYD, 지리차에 1위 내줘
저가차 중심 구조 한계
BYD, 초고속 충전·자율주행 반격 카드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중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온 BYD가 내수 시장에서 급격한 부진을 보이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가 ‘가격’에서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은 3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BYD의 약세는 경쟁 심화와 함께 신에너지차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려는 정책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4.2%에서 올해 1~2월 7.1%로 급락했다. 판매량 역시 큰 폭으로 줄며 지리자동차에 추월당했다.

이 책임은 “2024년 말부터 점유율이 정체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둔화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판매량과 점유율이 동시에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이번 부진은 단순한 가격 경쟁 심화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급락은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도입한 제도의 영향으로 소형·저가차 중심의 약세가 나타난 결과”라고 짚었다.


BYD의 경쟁력 약화도 뚜렷하다. 그간 블레이드 배터리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했지만, 경쟁사의 기술 추격과 제품 동질화로 우위가 약화됐다는 평가다. 이 책임은 “기술적 우위와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약화되면서 고객 기반이 경쟁사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BYD 내부에서도 위기 인식이 감지된다. 왕촨푸 회장은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기술 우위 약화와 업계 전반의 제품 동질화 현상을 지목한 바 있다.

정책 변화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제화하고,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 혜택을 축소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경우 순수 배터리 주행가능 거리 기준이 43㎞에서 100㎞로 상향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이 책임은 “BYD는 소형·저가차와 PHEV 비중이 높아 정책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장 환경 변화는 산업 전반의 재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책임은 “중국 정부는 출혈적 가격 경쟁을 기술 경쟁으로 전환하려는 정책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은 세그먼트별 명암 교차, 스마트·자율주행 기능 부각, 순수전기차(BEV)와 PHEV 간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소형·저가차 중심 시장은 위축되고 중대형·프리미엄 차량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핵심 차별화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산업 구조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는 “정책 지원 축소와 기술 기준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술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경쟁 심화와 저가차 시장 위축에 대응해 신흥국 시장 공략과 글로벌 브랜드 전략이 동시에 강화될 전망이다.

BYD 역시 대응에 나섰다. 초고속 충전 기반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자율주행 투자 확대를 통해 경쟁력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BYD를 포함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규제 대응과 기술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재정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