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비 아껴라”...韓진출 글로벌 기업, 공유오피스로 월세살이하는 이유 [부동산360]

인테리어비 등 높은 초기비용 절감 목적
“시장 테스트 및 연착륙 위한 선택지로 활용”


사무실 관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 지난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자체 사옥을 마련하는 대신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공유오피스에 둥지를 틀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공유오피스 시장의 새로운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 투자 리스크를 낮추려는 기업의 수요를 공유오피스업체가 충족시키고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둔화기 속 한국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임대차 계약을 맺는 대신 국내 공유오피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공유오피스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서울에 대형 사무실을 구축하는 일은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대표적인 진입 장벽 중 하나다. 사무공간을 만드는 데는 막대한 핏아웃(Fit-out, 인테리어 등 초기 공간 구축)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아시아태평양 오피스 핏아웃 비용 가이드 2025’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핏아웃 비용이 평방피트(sqm)당 156달러에 달한다. 이는 조사 대상 아시아태평양 33개 도시 중 도쿄, 오사카, 나고야, 캔버라, 홍콩, 오클랜드에 이어 7번째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주요 권역에 100평 남짓한 사무실 하나를 꾸리는 데만 억 단위의 초기 자본적 지출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지금처럼 전쟁 등으로 자재나 물류비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는 기업에게는 초기 비용이 적은 공유오피스가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라고 말했다.

[패스트파이브 제공]


업계에 따르면 공유오피스를 활용할 경우 직접 사무실을 구축하는 것보다 4배 빠른 2~3개월 내 진출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접 임대차 계약에 나서는 것 대비 보증금은 이용료의 3배 수준으로 낮아지고 조직 규모에 따라 필요 공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용 절감과 연착륙(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공간뿐만 아니라 세금 자문, 법인 등록 등 한국에서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연계해 이들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한다.

이에 따라 공유오피스를 장기간 이용하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오피스 플랫폼 패스트파이브에 따르면 1년 이상 장기 이용 기업 비중은 2024년 3.77%에서 2025년 11.3%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 업체가 입주를 문의했거나 관심을 보인 잠재 고객 약 1만명의 답변을 분석한 ‘2026 공유오피스 트렌드’에 따르면 기업들의 공유오피스 선택 기준 중 1위는 비용 절감(57.2%)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로 나가는 국내 기업들의 모습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2025년 인도 첸나이 지역의 위워크(Wework)에 약 1000석 규모의 사무공간을 장기 계약하며 현지 거점 사무소를 마련했다. 미국 휴스턴에서 북미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효성중공업 또한 공유오피스업체 리저스(Regus)의 사무실을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