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돼지고기 가격 담합·불투명 거래 손본다...담합 땐 지원금 배제

계란 산지가격 공공관리 전환·거래 관행 개선
돼지고기 도매시장 확대…거래가 공개 법제화
산란계 시설 확충·돼지 출하체중 상향 등 병행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계란·돼지고기 유통 과정에서 반복돼 온 가격 담합과 불투명 거래 관행에 칼을 빼 들었다.

계란은 산지가격 체계를 공공 중심으로 전환하고 계약거래를 도입하며, 돼지고기는 담합 제재 업체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제한하고 도매시장 확대와 거래가격 공개로 가격 신뢰도를 높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계란·돼지고기 유통구조 개선 및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계란 분야에서는 생산자단체가 희망 산지가격을 고시해 거래 기준으로 활용해 온 관행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 담합으로 판단하고 지난 1월 말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격)를 송부했다.

농식품부는 제재가 확정될 경우 관련 업체·협회에 대해 농가사료직거래구매자금(9500억원)과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융자 1028억원·보조 330억원) 등 정책자금 지원을 배제하고, 설립 허가 취소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또 산지가격 정보는 공공기관이 조사·발표하도록 하고, 정부가 지정한 기관 외 가격 조사·공표는 제한한다. ‘계란 가격 조사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발표 가격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제공 중인 생산·유통 동향 등 가격 참고정보 기능도 활용한다.

농가와 유통상인 간 거래는 표준계약서를 기반으로 한 계약거래 방식으로 전환해 사후정산(일명 후장기) 관행을 개선한다.

수급 안정을 위해 산란계 사육시설을 확충하고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 등을 통해 사육 규모를 늘린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하루 100만개씩 생산을 늘려 5년 후 하루 500만개(2025년 대비 약 10%)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위험이 낮은 지역으로의 이전·증축 및 신규 조성도 병행한다.

또 가격 하락 시 계란을 액란으로 가공·보관하고, 가격 상승 시 방출하는 ‘계란 가공품 비축 사업’을 도입해 연간 2000톤(수입물량의 약 20%) 규모를 비축하고 보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돼지고기 분야에서는 대형마트 납품 과정의 가격 담합에 대한 후속 조치로, 제재를 받은 업체를 우수축산물 유통센터 지원(융자 400억원)과 축산물 브랜드 경영체 지원(융자 705억원) 등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고량 상시 점검 체계를 마련한다.

농식품부는 뒷다리살 재고 과다 보유 의혹과 관련해 이달 19~20일 도드람양돈조합 등 상위 6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인위적인 가격 조정 여부 등에 대해 업체 의견을 청취하고, 수집 자료 분석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3월 30일이 포함된 주간 중 후속 조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점검 과정에서는 유통채널이 입점 업체에 계약 외 추가 장려금(매출 성장·광고 등)을 요구해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문제도 제기돼 별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신뢰도 제고를 위해 도매시장을 기존 10개소에서 12개소 이상으로 확대하고, 경매 물량 비중도 2025년 4.3%에서 2030년까지 10% 수준으로 높인다.

경락가격 외에 농가-가공업체 간 실제 거래·정산 가격도 조사·공개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고, 거래가격 정보 수집 시범사업 참여 업체도 2025년 15개소에서 2026년 20개소 이상으로 확대한다.

돼지고기 공급 확대를 위해 돼지 출하체중을 기존 115㎏에서 120㎏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상향 시 연간 공급량은 104만4000톤으로 늘어 115㎏ 기준(100만5000톤) 대비 4.3%(4만3500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삼겹살 지방 비율 조정과 연계한 돼지고기 등급 판정제도 개선을 위해 7월까지 단기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수입 소고기(미국 46.8%·호주 46.6%)에 집중된 수입 구조를 다변화해 가격 협상력 제고와 수급 안정도 도모할 계획이다.